지난 2월 12일 개장 106일째를 맞는 제2롯데월드를 2번째 방문했다. 100일 기념 이벤트 공고물이 군데군데 붙어 있었지만 이날도 사람은 많지 않았다. 최준필 기자 choijp85@ilyo.co.kr
# 2월 2일(월) 첫 번째 방문
<일요신문>이 개장 100일을 4일 앞둔 제2롯데월드를 찾았다. 제2롯데월드는 공사 중인 123층의 ‘롯데타워’와 저층부 쇼핑몰인 ‘롯데월드몰’을 합쳐 이르는 말이다. 오후 7시쯤 찾은 롯데월드몰은 한산했다. 롯데월드몰 지하 1층은 잠실역 2·8호선과 연결돼 있다. 지하철과 연결된 지하 1층 입구 쪽은 오가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매장 안에 있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외국인 비중이 더 높아 보일 정도였다. ○○투어라고 적힌 빨간 깃발을 들고 중국인 관광객들을 이끄는 가이드도 보였다.
1층으로 올라가니 지하 1층에 비해 방문객은 반으로 줄었다. 널찍하고 컸지만 그에 비해 사람은 적어 보였다. 광진구에 거주하는 30대 김 아무개 씨는 “롯데월드몰에 자주 오는 것은 아니지만 사람이 없고 조용해서 쇼핑하기는 좋다. 가개장하자마자 식당도 오픈하지 않았을 때 왔었지만 그때보다도 사람이 없다”고 설명했다. 롯데월드몰 인근에 산다는 20대 양 아무개 씨도 “무너진다는 이야기는 듣긴 했지만 한 번도 믿어 본 적이 없다”며 “집이 가까워서 가끔 들른다”고 말했다.
1층에 있는 한 의류 매장에는 넓은 매장에도 불구하고 손님이 한 명밖에 없었다. 매장을 방문한 김 아무개 씨(27)는 “롯데월드몰이 매장은 큰데 사람이 없어서인지 재고가 다른 곳에 비해 많이 남아 있는 것 같아 좋다. 다른 매장에서는 매진된 상품도 여기서는 구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지상 2층에서 3층으로, 3층에서 4층으로 오를수록 방문객 수는 급속도로 줄어들었다. 오후 8시쯤 식당가인 5층을 둘러볼 때는 식당 안에 있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였다. 식사하기 늦은 시간임을 감안하더라도 지나치게 적었다. 5층 식당가를 지나던 50대 김 아무개 씨는 “인테리어 공사와 임대료 직원 월급 생각하면 이곳에서 오랫동안 버틸 곳이 많지 않아 보인다. 이곳에 입점한 사람들이 안타깝다”는 의견을 냈다.
#2월 12일(목) 두 번째 방문
이날도 2층 의류 매장부터 4층 서점, 5층 식당가는 대체로 사람이 없어 한산했다. 지나가던 한 대학생은 옆 사람에게 “여기 알바(아르바이트)가 진짜 꿀(편한)알바겠다”고 말했다. 5층 식당가 중 독특한 콘셉트의 음식점은 몇 테이블이 들어찼으나 일식, 중식 등은 단 한 명의 손님도 없었다. 한 매장 직원은 ‘사람이 없다’는 기자의 말에 “맞다. 요즘 사람이 참 없다”며 “왜 그럴까”라고 반문했다.
#2월 14일(토) 세 번째 방문
설날 직전 주말, 유통업계에서는 최고의 성수기로 치는 기간이다. 더군다나 이날은 연인들의 명절인 밸런타인데이였다. 어딜 가나 사람이 많을 것 같은 이날도 롯데월드몰은 붐비지 않았다. 다만 20~30대 젊은 커플이 많았다. 의류, 잡화 매장은 한산했지만 식당가만큼은 붐볐다. 지난 두 번의 방문과는 확연한 차이였다. 이날 처음으로 롯데월드몰에서 줄을 서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하나는 롯데월드몰 개장 100일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는 줄이었고 다른 하나는 홍대 앞 인기 음식점의 분점이 있는 3층 식당가에서였다.
5층 식당가도 전과 다르게 꽉 찼다. 대부분 젊은 남녀가 마주 앉아 식사를 하고 있었고, 한가하던 식당들도 이날만큼은 붐비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롯데월드몰에서 인기 있는 한 매장 직원은 “(논란이 일면서) 한참 사람이 엄청 줄다가 최근에 조금씩 회복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부부끼리 식당을 찾은 50대 한 남성은 “집객효과가 큰 극장도 못하게 하고, 아쿠아리움도 못하게 하니 장사가 될 리가 있나. 서울시가 너무하는 것 같다”라고 주장했다.
인근 경찰서 소속 한 경찰은 “롯데가 초기 대응에 실패했다. 개장할 때 송파구 주민에게는 쿠폰이나 주차 할인 등의 작은 혜택이라도 줘서 인근 고객에게만큼은 좋은 이미지를 심어줬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 또 서울시가 아쿠아리움과 영화관에 영업 중단을 명령하기 전에 선제적으로 안전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어야 한다”고 진단했다.
재계 관계자는 “롯데가 소탐대실했다. 가개장이 너무 빨랐다”며 “공사 중인 모습을 보면 안전에 대한 걱정이 커질 수밖에 없어 작은 사건도 크게 느껴졌다고 본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공신력 있는 해외기관에 안전점검을 꼼꼼하게 받아 문제가 없다는 결과를 공표하는 방법이 가장 좋을 듯하다”고 지적했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