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연구관은 숨진 이 중령의 아내 김재옥 씨에 얽힌 유명한 일화를 소개하면서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김재옥 씨는 무극리 전투를 승리로 이끈 장본인이었어요. 무극리 전투는 북한군 2186명 사살과 132명 생포 외에도 엄청난 전과를 올렸습니다. 당시 국군은 북한군 차량 60대와 장갑차 3대, 기관총 47정, 포 12문, 박격포 35문, 소총 1000여 정을 노획하거나 파괴했다고 기록돼 있습니다. 그때의 인연으로 김 씨는 당시 소대장이었던 이 중령과 결혼해서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있었죠. 김재옥 씨는 남편을 따라 강원도 인제 지방으로 내려가서도 ‘언론초등학교’를 설립하는 데 적극적으로 참여했고 군인교회를 건립하는 등 군인 및 지역 주민들의 복지에도 많은 노력을 했다고 합니다. 그의 억울한 죽음은 그래서 더 가슴이 아팠고 사회의 공분을 샀던 것 같습니다.”
당시 가섭산 644고지에 매복 중이던 김종수 소령은 중장으로 예편, 1960년 <전쟁과 여교사>라는 책을 발간하기도 했는데 이 책은 한때 초등학교 반공교재로 쓰이기도 했다. 1966년에는 김진규 엄앵란의 주연으로 영화가 제작돼 전국에 상영됐고 나중에 동남아로 수출되기도 했다.
이수향 기자 lsh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