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배 수사연구관은 오랜만에 이 사건의 기록을 펼쳐보면서 유독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누구나 부러워할 만했던 모범적이고 단란했던 한 가정이 한 청년의 그릇된 욕망과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 하루아침에 파탄난 것이 더없이 안타깝다는 것이었다. “하루아침에 노모와 부인을 잃은 장 사장의 심정이 어땠을지를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이 아픕니다. 또 자녀들이 받아야 했을 정신적인 충격을 어찌 말로 표현할 수 있겠습니까. 돈에 눈이 먼 20대 청년의 무모한 범행으로 단란하던 한 가정이 풍비박산이 났어요. 15년이 지났지만 가족들은 여전히 그 악몽에서 헤어나오지 못했을 겁니다. 평생 그 고통을 안고 살아가야 할 가족들의 한을 누가 풀어줄 수 있을지…. 자신의 목적을 위해 타인의 행복을 깨는 행위는 결코 용납될 수 없습니다.”
이수향 기자 lsh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