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검찰청 외사부에 마카오 환치기업자인 A 씨가 한국인의 해외 원정 도박을 알선한다는 첩보가 입수된 것은 지난 4월. 검찰은 A 씨가 사용한 환치기 계좌의 입출금 거래내역 대부분이 마카오 카지노에서 도박을 하는 데 사용한 자금임을 확인하고 내사에 착수했다. 먼저 검찰은 인천세관과 연계해 A 씨의 계좌추적 및 출입국 내역 조회 등을 통해 수사대상자를 선별하고, 이들의 혐의점을 조사했다.
그로부터 4개월이 흐른 지난 8월 8일, 검찰은 상습도박 외국환거래법위반 등의 혐의로 도박관련자 20명과 환치기업자 4명, 도박자금 환치기 송금자 6명 및 통장양도자 6명 등 총 36명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들 중 23명은 이미 기소됐고 13명은 수사가 진행 중이다.
상습도박 혐의자 가운데엔 부유층 및 사회지도층이 적지 않았다. 서울 소재 유명 사립대 교수 정 아무개 씨(49)는 국고 보조 연구비 12억 원 중 8억 5000만 원 상당의 돈으로 해외에서 바카라 도박을 한 혐의로 구속됐으며, 이동통신회사 간부 오 아무개 씨(47)는 5억 5000만 원으로 바카라 도박을 하고 3억 4000만 원을 환치기 송금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치과의사 정 아무개 씨(54)는 도박자금을 빌려주기 위해 8억 원 상당을 환치기 계좌로 송금해 외국환거래법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처럼 주로 환치기업자를 통해 해외 원정 도박을 벌인 상습도박 혐의자들 가운데 일부 유명 연예인들도 포함돼 있어 파문이 커지고 있다. 유명 가수 S 씨(29)와 가수 겸 탤런트인 L 씨(30)는 각각 1억 4000만 원과 2400만 원을 환치기를 통해 송금 받아 바카라 도박을 한 혐의로 이미 검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검찰은 개그맨 K 씨(34)와 J 씨(30), 유명 연예인 L 씨(45) 등도 원정도박 의혹에 대해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검찰의 내사 대상으로 알려진 개그맨 K 씨의 경우 서울지방경찰청이 검거한 해외불법도박단 사건으로도 불구속 입건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커지고 있다.
이윤구 기자 trus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