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3일 의원총회장의 주성영 의원. 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 ||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주 의원을 지칭하는 ‘주사파’는 흔히 일부 운동권을 일컫는 ‘주사파(主思派, 북한 주체사상 추종세력)’가 아니라 술에 취해 말썽을 일으키는 ‘주사파(酒邪派)’였다는 것. 그러면 왜 이 같은 얘기가 나도는 것일까. 이는 주 의원의 ‘잊고 싶은 과거사’와 연관돼 있다.
그는 지난 90년대 검사 시절 술에 취해 세 차례나 말썽을 일으켜 신문의 가십 기사를 장식한 바 있었다.
가장 뒷말이 많았던 ‘주사’(酒邪)는 지난 1991년 5월25일 벌어졌다. 그의 나이 34세였고, 춘천지검 검사로 근무하고 있었던 시절이다. 당시 <연합뉴스>는 “25일 새벽 0시20분경 술에 취해 난폭 운전을 하던 검사가 경찰의 검문에 불응한 채 도주, 춘천시내에서 경찰 순찰차가 1시간 동안 추격전을 벌인 끝에 파출소에 연행했으나, 근무중인 경찰관에게 행패를 부려 말썽을 일으켰다”고 보도했다.
“주 검사는 인근 파출소로 연행된 뒤 자신의 신분을 밝히고 당직 근무중인 경찰에게 ‘경찰서장과 국장을 불러달라’며 폭언하고 ‘일어서, 앉아’하며 기압을 주는 등 행패를 부렸다”는 것. 그런데 당시 주 검사는 새벽 2시반경까지 소란을 피우다 경찰의 만류로 집에 갔는데, 경찰의 음주측정조차 받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두 번째 ‘음주 말썽’은 이보다 앞선 같은 해 3월5일 벌어졌다. 당시 언론은 “주 검사가 춘천 시내 한 주점에서 회식을 하던 중 영업시간 위반단속을 나온 시청 공무원과 시비를 벌이다 공무원을 폭행, 물의를 빚었다”고 보도했다.
그리고 세 번째 음주 사고는 지난 1998년 9월4일 벌어져, 또 한 차례 가십 기사로 실렸다. 당시 언론은 “유종근 전북지사와 전북지역 공안 관계자들의 저녁식사 자리에서 술에 취한 검사가 도지사 비서실장을 폭행해 물의를 빚었다”고 크게 보도했다. 바로 ‘술에 취한 검사’가 당시 전주지검 공안부에 근무했던 주 검사였다. 도지사 비서실장인 박아무개씨는 당시 “주 검사가 자리를 먼저 뜨려는 유종근 지사에게 입맞춤을 요구하는 등 무례한 행동을 보여 지사가 떠난 후 가볍게 이를 지적하자 갑자기 술병으로 내리쳤다”고 주장했으나, 주 검사는 “술에 취한 상태여서 폭행사실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주 검사가 박 실장의 머리를 술병으로 내리치는 바람에 눈썹 주위 6㎝쯤이 찢겨져 전치 4주의 상해를 입혔다고 보도됐다.
당시 대검 감찰부(김승규 부장, 현 법무부장관)는 주 검사에 대해 진상조사 후 중징계키로 했고, 같은 달 15일 대전지검 천안지청으로 전보발령 조치했다.
이를 계기로 당시 검찰은 전국의 ‘술버릇 고약한 검사’를 조사, 이른바 ‘주사파 검사’ 리스트를 작성하는 해프닝을 벌이기도 했다. 이런 까닭으로 현재 벌어지는 ‘간첩 논쟁’에 느닷없이 ‘주성영 의원=주사파’라는 엉뚱한 말이 나돌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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