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홍 의원이 어릴 적 겪은 슬픈 가족사로 시작한다.
초등학교 5학년 때 가출한 큰누나는 주먹패 출신의 남자를 만나서 조카까지 낳았다. 자형은 정성을 다 했지만 홍 의원 아버지는 그를 인정하려 하지 않았다. 홍 의원이 중학교 입학 후 첫 시험을 보던 5월 초에 큰누나 부부가 아버지 매질에 못 이겨 조카를 업고 홍 의원 자취방으로 도망쳐 온 일도 있었다.
알코올 중독이나 다름없을 정도로 술에 빠져 있던 자형은 밤마다 고함지르며 가재도구를 부수곤 했다고 한다. 홍 의원 자형은 어느 해 겨울, 술 마시고 동네를 배회하다가 동사했다. 자형의 사망에 대해 홍 의원은 ‘어쩌면 큰누나를 위해서 다행이었는지도 모른다’고 회상한다.
홍 의원은 대학진학 이후 ‘아찔했던’ 아르바이트 생활에 대한 회고도 소개했다. 홍 의원이 대학 1학년 때 가정교사 생활을 시작했는데 주인집이 여관을 하고 있어 그 여관 1층 구석방에 살게 됐다. 당시 홍 의원이 가르치던 고3 여학생은 홍 의원과 동갑이었는데 홍 의원에게 ‘딴 마음’이 있었다고 한다. 그 여학생은 수업을 할 때 속옷을 입지 않아 가슴이 훤히 드러나기 일쑤였고 밤늦게 ‘야한’ 차림으로 홍 의원 방에 ‘무단 침입’도 일삼았다고 한다. 결국 이를 못이겨낸 홍 의원은 그 집을 나왔다. 아슬아슬했던 ‘동갑내기 과외하기’가 불과 2주 만에 막을 내린 것이다.
홍 의원은 현재 차기 대권후보로 주목받고 있는 이명박 서울시장과 손학규 경기지사와의 오랜 인연도 소개했다. 지난 99년 3월 홍 의원은 선거법위반 사건 상고심 하루를 앞두고 의원직 사퇴를 한 뒤 미국 위싱턴으로 갔다. 아는 사람 하나 없던 홍 의원이 막막한 심정으로 미국에 갔을 때 유일하게 마중 나와 준 사람이 바로 이명박 시장이었다고 한다. 홍 의원보다 몇 달 전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에서 물러나 미국에 가 있던 이 시장이 사전 연락도 없었던 홍 의원의 워싱턴행 사실을 전해 듣고 마중나와 준 것이다. 당시엔 손학규 지사도 경기지사 선거에 패한 후 워싱턴에 와 있었는데 동병상련의 심정으로 서로 의지하며 생활했던 이들 세 사람에게 국내 언론은 ‘워싱턴 오리알 3인방’이란 별명을 붙이기도 했다. 워싱턴에서 와신상담하며 각자 서울시장·경기지사·국회의원직 복귀를 꿈꾸던 세 사람은 그로부터 3년 뒤 지방선거와 총선에서 각각 당선돼 오늘날 한나라당에서 주목받는 정치인으로 성장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