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KBS 2TV <뉴스8>의 앵커였던 황정민씨는 여중생 압사사건에 대한 반미시위 보도중 ‘부끄럽다’는 말을 해 일대 파문을 일으켰다. 당시 KBS인터넷 게시판에 ‘대학생들의 시위가 뭐가 부끄러우냐’는 항의가 빗발치면서 그녀는 결국 사태의 책임을 지고 중도하차할 수밖에 없었다.
사건의 발단은 ‘정재승 교수의 굿모닝 아인슈타인’이라는 코너. 황정민씨가 패널인 고려대 정재승 교수와 ‘고양이의 생태’에 대해 대담을 하면서 곳곳에서 고양이에 대한 혐오발언을 했다는 것이 네티즌들의 주장이다. 이 방송에 항의를 하는 네티즌들은 고양이를 애완동물로 키우고 있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각종 애완동물 관련 협회, 카페 동호회원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당시 황정민씨가 고양이에 대해 ‘귀기가 서려있다’, ‘지린내도 아니고 고양이 특유의 냄새가 있다’, ‘무섭다’ 등의 말을 했고 패널인 정 박사는 고양이에 대해 ‘징그러운 이미지’, ‘기분이 나쁘다’, ‘섬뜩하다’, ‘사악한 여성을 상징한다’ 등의 발언을 했다는 것.
이뿐 아니라 이 방송에서 설명됐던 고양이의 다양한 생태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반론이 올라오고 있는 실정이다. ‘고양이의 야행성, 귀소본능에 관한 이야기는 오히려 과학적으로 맞지 않는 내용이다’, 또 ‘고양이의 냄새와 관련, 방송에서는 영역표시를 위해 오줌을 뿌린다는 내용이었으나 실제로 고양이는 자신의 냄새를 없애기 위해 노력을 하며, 무취동물이다’는 반박도 있다. 심하게 흥분한 네티즌들의 경우 ‘황정민은 방송을 떠나라’고까지 요구하고 있는 실정.
특히 많은 네티즌들이 흥분하는 또 다른 이유는 이 방송이 동물보호단체에서 노력하고 있는 ‘동물 새 주인 찾아주기 운동’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것. 전국의 동물 보호소에서 사료나 공간 부족으로 할 수 없이 안락사를 시키는 안타까운 상황이 매일 벌어지고 있으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주인을 찾아주는 것이 유일한 방법. 하지만 <황정민의 FM대행진>에서 고양이를 ‘귀기가 있으며 무섭고 냄새나는 동물’로 치부했으니 누가 고양이를 애완동물로 키우려고 하겠느냐는 주장이다.
특히 네티즌들은 항의의 또 다른 방법으로 체리필터의 노래 ‘낭만고양이’를 집중적으로 신청하고 있다. 고양이를 의인화한 이 노래는 ‘뒷골목의 삶에서 벗어나 당당하게 자신의 삶을 꾸려나가자’는 가사를 담고 있다.
이같이 파문이 번지자
일부 네티즌들은 “특정 발언만 부각해 황씨를 너무 몰아붙이는 것도 문제”라며 ‘동정론’을 펴고 있기도 하다. 이래저래 두 차례에 걸친 파문으로 마음 고생을 하고 있는 황정민씨. 그녀에게 ‘설화’의 그림자는 너무 길기만 하다.
이남훈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