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제의 드라마 <옥탑방 고양이>에서 첫 주연을 맡은 정다빈은 “주변에서 재밌다고들 난리예요” 라며 즐거워했다. 임준선 기자kjlim@ilyo.co.kr | ||
‘적과의 동침’이라고 일컬을 수 있는 ‘야옹이와 멍멍이’의 한지붕 삶. 이들의 알콩달콩한 사랑 이야기가 매주 시청자들의 시선을 꽉 붙잡고 있다. 바로 MBC 드라마 <옥탑방 고양이> 얘기. 첫 주연을 맡은 정다빈은 열화와 같은 팬들의 반응이 아직 어리둥절하단다.
내내 촬영장에서만 지내 ‘바깥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겠다며. 정다빈은 “주변에서 재밌다고들 난리예요. 근데 저는 인기를 실감하지 못하겠어요”라며 ‘호호’ 웃었다. <옥탑방 고양이> 촬영장에서 가진 정다빈과의 데이트를 공개한다.
지난 6월26일 낮 12시 경기도 의정부의 MBC 세트장. 정다빈(정은 역)과 김래원(경민 역)이 ‘옥탑방’ 안에서 한창 촬영중이다. 이 옥탑방 내부는 세트장 안에 만들어져 있다. 옥상이 있는 야외장면은 이태원의 한 실제 옥탑방에서 촬영하지만, 나머지 내부 촬영은 모두 이곳에서 이루어진다.
이날 촬영분(6월30일 방영)은 정은이가 자고 있는 경민 몰래 ‘결혼 서약 각서’에 지장을 찍으려다 들키는 장면. 정은이가 경민의 손가락을 가져다가 인주를 묻히고 각서로 가져가는 순간, 경민이 인기척에 잠에서 깬다. 정은이가 얼른 인주를 뒤로 감추자 경민이 벌떡 일어나 소리를 지른다. “야, 뭐하는 거야.” “어, 어… 아무것도 아니야.”
몇 차례 NG가 반복되고 다시 슛. 그런데 이번엔 ‘웃지 못할’ 실수를 경민이 범하고 말았다. 정은의 손에 들린 각서를 빼앗는 순간 지장이 묻어있는 손가락이 꾹 눌러진 것. 어쩌나, 위치까지 정확했다. 김래원이 “엇, 진짜 찍어버렸어요”라며 웃자, 현장은 이 어이없는 실수에 한바탕 웃음 바다가 됐다.
이날도 밤늦게까지 빡빡하게 촬영해야 하는 정다빈과 잠깐의 점심시간을 이용해 인터뷰를 가졌다. 김밥과 컵라면을 손에 든 정다빈은 기자에게 “같이 좀 드세요”라는 인사도 잊지 않았지만, 이미 한 시간 넘게 기다린 기자는 배고픔을 잊은 지 오래였다. 질문하며 받아 적기도 바쁜 터.
먼저 ‘동거’라는 드라마 속 상황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물었다. “음, 좋∼죠∼.(웃음) 만약 결혼할 남자라면 그리고 부모님께 허락을 받은 상황이라면 해도 괜찮다고 생각해요.” “그럼, ‘섹스 없는 동거’는 가능하다고 생각하는지?” “에이, 한창 때의 성인남녀라면 그게 가능하겠어요? 불가능하다고 봐요.”(웃음)
“김래원과 한 차례 베드신이 있었는데.” “(또 웃음) 그때 더워서 혼났어요. 래원이는(드라마상으로는 동갑이나 실제는 김래원이 정다빈보다 한 살 아래다) 반바지만 입고 있었고 저는 ‘츄리닝’에 탑을 입고 있었거든요. 근데 이불 속에서 살을 맞대고 있는데 조명이 뜨거워서 땀이 삐질삐질 나는 거예요. 서로의 체온까지 더해져 열기가 장난이 아니었어요.”
첫 베드신을 이렇듯 ‘뜨겁게’ 경험한 정다빈은 ‘연기를 위해서라면’ 또 한번 온몸을 불사르고도 남을 각오다. 드라마 속 정은과 경민이 단 한 차례 실수(?) 이후 ‘섹스 없는 동거’를 이어가자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현실성’ 여부를 두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 정다빈은 “드라마의 인기를 위해서라면 베드신을 또 찍을 수 있다”며 대단한 의지를 보여주었다.
김래원과 함께 정다빈의 상대로 등장하는 ‘신인탤런트’ 이현우(유동준 이사 역) 얘기도 빼놓을 수 없었다. 이현우와는 무려 열네 살의 나이차가 나는 정다빈은 “현우 오빠 너무 귀엽다”며 에피소드를 들려주었다.
“처음 만났을 땐 서먹서먹했죠. 워낙 수줍음을 많이 타는 성격이시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촬영 들어가기 전에 일부러 애교도 떨고 분위기를 띄웠어요. 이제는 먼저 다가와 제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고 그래요. 제가 ‘현우 아저씨’라고 부르면 막 기분 나빠하세요.”(웃음)
“보세요, 저 수술 안 했어요. 쌍꺼풀도 짝짝이예요. 그때 소속사가 그 기사를 저 몰래 그냥 내버린 거예요. 그래서 거기서 나와버렸잖아요. 저 그것 때문에 정말 속상했어요.”
정신 없이 대화를 나누던 중 어느새 식사가 끝났다. 정다빈은 화장을 손보기 위해 거울로 바짝 다가앉아 양옆의 ‘애교머리’를 만지작거렸다. “이 애교머리는 제 아이디어예요. 그냥 다 뒤로 넘겨 묶었더니 너무 밋밋해 보이더라구요. 근데 반응이 좋던 걸요.”
그러나 애초의 헤어스타일은 ‘외출용’과 ‘집안용’이 따로 있었다. 극중에서 털털한 성격의 소유자로 나오는 정은은 밖에 나갈 때는 단발 길이의 파마머리를 하고, 집안에서는 머리를 질끈 묶기로 했던 것. 그런데 도저히 미용실 다녀올 시간이 없어서 그냥 묶음 스타일로 통일하기로 했다고. 시청자들 중 일부는 “촌스럽다”고 지적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이런 나름의 고충이 있었다.
드라마의 결말을 궁금해하는 이들이 많지만, 연기자뿐 아니라 감독까지도 아직 알 수 없다고. 정다빈은 극중 정은이라면 이런 선택을 하겠단다. “경민이를 좋아하지만 절 너무 아프게 하고 이사님은 날 배려해 줘요. 좀 흔들릴 것 같긴 하지만 결국은 좋아하는 사람을 택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