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은 앙드레 김 패션쇼에 모델로 나선 김희선으로 기사 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 ||
백화점의 베테랑 판매사원 김경호씨의 체험에서 나온 판매전술이다. 돈 많아 보이는 여자와 예쁜 여자가 동시에 매장에 들어온다고 하자. 마침 매장엔 판매사원이 한 명뿐. 어느 고객을 먼저 잡을 것인가. 당연히 예쁜 여자다. 왜냐? 김씨의 주장에 따르면, 첫째, 예쁜 여자가 착하단다. 이게 무슨 소린가. 옛말에 “인물값 한다”고도 했는데. 예쁜 여자는 더 까탈스럽지 않을까. 천만에. 편견이란다. 예쁜 여자들은 옷을 권해주고 친절하게 응대하면 쉽게 옷을 산다고 한다. 그래서 김씨는 ‘착·하·다’ 라는 표현을 썼다.
필자의 생각은 이렇다. 예쁜 여자들은 어린 시절부터 ‘예쁘다’라는 칭찬(?)을 많이 듣게 되고 그 덕(?)에 주변의 호의를 편견 없이 쉽게 받아들인다. 반면 외모로 주목을 끌어보지 못한 여자 아이들은 여간해서 주위의 관심이나 호감을 끌어내기가 어렵다는 것은 잘 안다. 때문에 주변의 호감에 선뜻 경계심을 풀지 못한다고 한다. 옷을 살 때도 예쁜 여자들은 판매사원들의 ‘예쁘다’ ‘잘 어울린다’라는 말을 당연스럽게 받아들이지만 그렇지 못한 여자들은 ‘잘 어울린다’라는 말을 상술로 경계한다. 실제로 잘 어울려도 호의로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것이다.
둘째, 예쁜 여자는 무엇을 입어도 예쁘단다. 해서 예쁜 여자가 사면 그 옆에서 흘끔 흘끔 쳐다보던 상대적으로 못생긴 여성도 충동구매를 하게 된다. 마치 자기가 입어도 예쁜 여자가 입었을 때처럼 ‘예쁠 것이다’라는 착각 속에. 덕분에 잘하면 두 벌을 팔게 된다고 한다.
셋째, 예쁜 여자가 돈을 잘 쓴다고 한다. 이 말은 우리 사회의 왜곡된 단면을 보여주는 무척 서글픈 얘기다. 김씨의 분석에 따르면 잘사는 동네, 예컨대 압구정동의 백화점에는 예쁜 여자들이 많이 오고 강북의 백화점은 그 비율이 확 준단다. 결국 압구정족으로 대변되는 상류층에 예쁜 여자가 상대적으로 많다는 것이다. 이 예쁜 여자들은 동네 나들이 차림으로 백화점에 와도 여유 있게 돈을 쓴다는 것이다.
왜 압구정동에 예쁜 여자가 많을까. 그 큰 이유인 즉, 우리나라 보통사람들이 갖고 있는 시각적 ‘미’라는 것이 ‘타고난 미’도 중요하지만 ‘가꾼 미’-단순히 성형수술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건강상태, 건강하고 윤기 나는 헤어와 해맑은 스킨상태 등-가 중요하고 가꾼 미에는 반드시 돈이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일면으로는 예쁜 여자가 돈 많은 남자에게 시집가는 확률이 높기 때문이라나? 안타까운 얘기지만 현실적으로 여자의 경쟁력은 미모라는 얘기다.
그래서인가. 유명한 패션디자이너일수록 자신의 패션쇼에 몸매 좋은 모델보다는 얼굴 예쁜 탤런트들을 많이 쓴다. 그편이 구매욕구를 훨씬 자극하기 때문이다. 보라. 유명 패션디자이너들의 패션쇼 피날레는 반드시 예쁜 탤런트가 장식하는 것이 공식화되어 있다.
그럼 못생긴 여자들은 무슨 낙에 사나. 그래서 오늘도 세상살이는 고달프다.
(주)서령창작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