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트로피 가치는?

팔면 단돈 ‘1달러’

[일요신문] 평생 한 번 받을까 말까 한 아카데미의 영광은 할리우드의 배우라면 누구나 한 번쯤 꿈꿔봤을 것이다. 하지만 아카데미 트로피는 배우들에게 ‘명예’일 뿐 사실상 재산으로서의 가치는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24k 도금된 이 트로피의 가격은 금 시세에 따라 개당 약 900달러(약 98만 원)다. 만일 형편이 어렵다고 해서 이 트로피를 팔아 버린다면 어떻게 될까. 하지만 이는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아카데미 트로피를 되팔거나 경매에 붙이는 것은 불법이기 때문이다. 

아카데미 시상식을 주재하는 ‘모션 픽처 아카데미’ 측은 1950년 이후 아카데미 수상자들이 트로피를 팔거나 경매에 붙이지 못하도록 하고 있으며, 만일 처분을 원할 경우에는 먼저 아카데미 측에 1달러에 되팔도록 규정하고 있다. 

반면 1950년 이전에 수상된 트로피는 이 규정에서 제외된다. 가령 지난 1999년 마이클 잭슨은 1939년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오스카 트로피를 154만 2000달러(약 16억 8000만 원)에 매입한 바 있다. 이밖에 <시민 케인>의 올슨 웰레스가 수상한 ‘최우수 각본상’ 트로피는 86만 1000달러(약 9억 원)에 팔렸으며, <어느 날 밤에 생긴 일>로 최우수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클락 게이블의 트로피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에 의해 60만 7500달러(약 6억 원)에 팔린 바 있다. 훗날 스필버그 감독은 이 트로피를 아카데미 측에 다시 기부했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