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단일 법인으로 합쳐지면 연간 매출 20조 원 이상, 항공기 약 230대를 거느린 글로벌 10위권 초대형 항공사로 재편된다. 다만 불어난 몸집만큼 통합 비용 부담도 만만치 않다. 대한항공은 시스템 통합과 조직 재편 등에 약 9000억~1조 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통합 항공사 출범 이후 연간 3000억 원 규모의 수익 효과를 창출해 2028~2029년 관련 비용을 상쇄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이러한 효과를 기대하기엔 당장 닥친 상반기 실적 악화가 발목을 잡는다. 대한항공의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은 13조 888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3%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3103억 원에 그쳐 1년 전(8011억 원)보다 61.3% 급감했다. 영업이익률은 6.3%에서 2.2%로 떨어졌고, 5664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내며 적자로 돌아섰다.
2024년 12월부터 종속회사로 포함된 아시아나항공의 부진이 연결 실적에 그대로 반영된 결과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3452억 원의 영업손실을 낸 데 이어 올 상반기에도 4086억 원의 대규모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부채총계는 11조 7382억 원인 반면 자본총계는 2136억 원에 불과해 부채비율이 5496.5%까지 치솟은 상태다.
실적 부진에 더해 단기간에 두 배 이상 늘어난 채무 규모 역시 부담 요인이다. 대한항공의 연결 총차입금은 2023년 말 10조 9469억 원에서 올해 6월 말 24조 6466억 원으로 2년 6개월 만에 125%(13조 6997억 원) 급증했다. 같은 기간 순차입금은 4조 7720억 원에서 19조 2097억 원으로 4배 넘게 늘었다. 이에 따라 부채비율은 209.6%에서 390.7%로 치솟았다.
문아영 NICE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대한항공은 올 2분기 항공유 가격의 급격한 상승과 유류할증료 반영 시차에 따른 수익성 저하, 아시아나항공 연결 편입으로 인한 자금 소요 확대 등으로 차입금이 늘어났다”며 “중동 전쟁 및 인플레이션에 따른 비용 상승과 항공기 도색, 국제 항공동맹(스타얼라이언스) 탈퇴 등 통합비용 부담 요인도 있다”고 짚었다.

그러나 통합 법인 출범을 앞두고 진에어 등 3사 모두 적자 흐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통합 주체인 진에어는 올 상반기 매출 7833억 원을 거뒀지만 영업손실 155억 원, 당기순손실 459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영업이익 160억 원)와 달리 적자 전환했다. 상장사인 에어부산 역시 상반기 51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비상장사인 에어서울도 지난해 기준 75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LCC 3사 전반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돼 있다.
부채비율 역시 가파르게 급등했다. 진에어의 올 6월 말 기준 부채비율은 636%로 지난해 말(423%) 대비 213%포인트 급등했고, 에어부산은 1646.7%까지 치솟았다. 에어서울의 부채비율 역시 지난해 말 기준 854%에 달해 재무 부담이 가중된 상태다.
다만 신용평가업계에서는 단기 재무 부담 속에서도 중장기적인 합병 효과에 무게를 두는 기류다. 문아영 책임연구원은 “아시아나항공의 운영 효율성 개선 등을 감안하면 향후 양호한 재무구조를 유지할 전망”이라며 LCC 통합 역시 중복 노선 정리와 출혈 경쟁 완화로 점차 수익성을 회복할 것으로 분석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상반기 실적 둔화와 비용 증가는 중동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와 유류세 인상에 따른 유류비 부담 등 대외 변수의 영향이 컸다”라며 “하반기 유류비 부담 완화 등으로 실적 회복세를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동민 기자 workhard@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