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이어 나온 대한항공 흑자 전망
최근 KB증권은 대한항공의 2분기 별도 기준 영업이익이 195억 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95% 감소한 수치이기는 하지만, 대다수 항공사가 생존을 걱정하는 상황에서 나온 이례적으로 긍정적인 실적 전망이다. 그리고 KB증권에 이어 NH투자증권이 2분기 실적 예상치를 상향 조정했다. NH투자증권은 대한항공이 2분기 550억 원의 흑자를 낼 것으로 전망했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이 고유가 부담을 화물, 여객 모두 고객에게 전이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분석했다. 화물 운임은 고유가 부담을 상쇄할 수 있는 수준으로 올랐고, 여객 부문 판매 가격 인상으로 생각보다 선전했다는 것이다.
네덜란드 항공 화물 분석업체 월드ACD에 따르면, 5월 초 글로벌 항공화물 운임은 전년 동기 대비 37% 상승했다. 5월 중하순 현재도 20% 이상 오른 가격을 유지 중이다. 2분기 대한항공의 항공화물 운임이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24.7% 상승할 것으로 KB증권은 내다봤다.
강성진 연구원은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자료를 보면 중동 지역 항공사들이 놓친 항공 화물 수송을 아시아권 항공사들이 차지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화주들은 신뢰성이 보장되는 화물 항공사를 선호하는데, 이 위치를 대한항공이 장악하고 있다. 동남아시아 항공사들의 급유 여건 악화도 대한항공에는 수혜를 줬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항공업계 종사자들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연간 항공유 구매량이 매우 큰 회사인 데다, 항공유를 판매하는 국내 정유사들과 관계가 좋아 다른 글로벌 항공사와 달리 항공유 쇼티지(공급 부족)가 근본적으로 발생하지 않을 회사로 평가받는다. 화주들이 염려하는 스케줄 위반 가능성이 극히 낮은 셈이다.
여객 또한 우려했던 것보다는 나을 것이라는 게 강성진 연구원의 판단이다. 강 연구원은 항공여객 운임 전망치를 기존에 비해 1.8% 상향 조정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여객 매출이 11% 증가한 2502억 원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항공 운임을 통제하고 있기 때문에 여객 소비자들이 고유가로 인한 손해를 보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100% 그렇지는 않다고 지적한다. 정부가 일부 노선의 운임 인상을 막고 있긴 하지만 항공사가 할인을 축소하고 단가가 높은 좌석 판매 비중을 높이는 방식으로 어느 정도는 여객 운임을 올려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NH투자증권은 대한항공의 국제선 여객 매출이 2조 51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7.4%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프리미엄 이미지 업고 승승장구
정부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으로 인한 독과점 폐해를 막으려고 여러 조치를 시행한 것은 사실이다. 특정 노선 운임 인상과 저수익 노선의 항공편 감축을 금지시킨 것이 대표적이다. 여기에다 슬롯, 운수권 반납 의무로 다른 경쟁사들이 진입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줬다. 그러나 후발주자인 경쟁사들이 대한항공이 일부 내놓은 시장을 가져가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대한항공이 갖고 있는 프리미엄 이미지에다, 워낙 탄탄한 비즈니스(사업) 덕분에 대한항공의 항공 수요가 굳건한 것이라고 분석이 나온다. 비즈니스 고객 입장에서는 항공권 가격이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지 않다 보니 가격 전가가 쉽다는 것이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대한항공이 합병하면 비즈니스 수요 일부가 외국 항공사로 빠져나갈 것으로 예측했는데, 실제로는 오히려 외국인 사업가들의 비즈니스 수요마저 흡수하고 있다”면서 “대한항공의 정시성과 한류 등으로 인한 프리미엄 이미지 등이 독과점 사업자의 시장 장악을 오히려 도와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을 철회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목소리도 나온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독과점 논란을 의식해 별도 법인으로 운영하듯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도 한 그룹 내 경쟁사 위치를 가져가도록 하는 것이 소비자 이익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과거 아시아나항공 매각 작업에 관여한 한 고위 공무원 출신 인사는 “현재는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흡수하고 독과점적 지위를 누리는 형태”라며 “그룹 내 두 기업으로 두면, 별도 법인이다 보니 어느 정도는 경쟁 관계가 성립한다. 지금 상황에서는 이 방안이 그나마 나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양사 합병을 현시점에서 돌리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대한항공은 지난 5월 13일 이사회에서 아시아나항공 흡수합병 안을 통과시켰다. 아시아나항공의 시가총액이 최근 몇 년간 큰 폭으로 줄었다 보니,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흡수로 인해 발행하게 될 주식수가 현재 발행 주식의 5.5%에 그친다. 신주 발행으로 인한 주가 영향이 거의 없다는 코멘트가 나올 정도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양사 합병으로 주요 운항 노선 효율화, 네트워크 확장을 통한 환승 수요 추가 유치, 정비 내재화, 규모의 경제를 통한 고정비 부담 축소 등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지배력 취약도 고민해야 할 지점
대한항공의 위상이 올라가는 것과 별개로 일각에서는 대한항공에 대한 지배력 취약을 걱정한다. 자칫 잘못했다가는 글로벌 항공시장에서 영향력이 나날이 커지고 있는 대한항공의 주도권을 다른 세력에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가 일부에서는 나온다. 대한항공 최대주주는 한진칼로, 한진칼은 특수관계인을 포함해 대한항공 지분 약 27%를 보유하고 있다.

심지어 여기엔 산업은행 지분 10.58%가 포함돼 있다. 델타항공도 지분 14.9%를 갖고 있다. 외부 세력을 모두 합쳐야 조 회장의 지배력이 그나마 올라가는 것이다. 한진칼은 호반그룹이 슬금슬금 지분을 늘리고 있어, 조만간 경영권 분쟁이 불붙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호반그룹은 계열사들을 합쳐 총 18.78%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만약 산업은행과 델타항공이 등을 돌린다면, 경영권 탈취가 불가능하지는 않은 상황이다. 호반그룹만 우려 대상은 아니다. 일각에서는 중장기적으로 델타항공이 한진칼 지분을 늘려, 경영권에 참여할 의사가 있을지 모른다고 염려한다.
재계 한 관계자는 “대한항공(한진칼)은 외부 세력이 여러 곳 들어와 있다는 점이 회사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알 수 없다”면서 “불확실성을 부르는 요인인 것만은 분명하므로, 언젠가는 머리를 맞대 정리해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흡수합병에 대해 우려한 정부 관료 출신 인사는 “정부는 대한항공의 독과점을 막아야 하는 입장이지만, 산업은행은 주주 이익 극대화를 위해 오히려 독과점을 장려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면서 “정부가 한진칼 지분을 더 늘리든, 아예 처분하고 독과점 폐해를 막든 한 가지 선택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영훈 언론인 journalist@ilyo.co.kr
박호민 기자 donkyi@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