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레일관광개발이 지난 6월 29일 ‘정선·곡성테마지사 사업종료 검토안’을 이사회에 보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두 사업장 모두 유사 관광시설 증가에 따른 실적 하락 지속, 시설물 노후화, 안전관리 부담이 종료 검토 사유로 제시됐다. 정선테마지사는 협약 해지를 통해, 곡성테마지사는 협약 만료 후 사업을 종료하는 방안이 검토됐으며 종료 예정 시점은 모두 2027년 1월 1일이다.
정선테마지사가 2005년 7월 1일부터 운영한 정선레일바이크는 국내 대표 철도관광 콘텐츠이자 정선을 대표하는 관광명소로 소개돼 왔다. 정선테마지사는 7월 4일 구절리역 정선레일바이크 탑승장에서 개장 21주년 기념 문화행사를 열고 지역 상생과 관광 활성화를 강조했다. 이우현 코레일관광개발 대표이사 직무대행은 당시 “지난 21년 동안 정선레일바이크를 사랑해주신 고객 여러분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며 “앞으로도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철도관광 콘텐츠를 지속 발굴해 지역관광 활성화에 기여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회사가 같은 시기 정선테마지사 사업 종료를 검토하면서 정선레일바이크의 지속 가능성에도 물음표가 붙었다. 정선테마지사는 2020년 이후 6년 연속 적자를 냈고 누적 적자는 20억 원으로 집계됐다. 장기 운영으로 선로와 열차가 노후화되면서 전반적인 교체·개선 필요성은 커졌지만, 적자 지속으로 투자 여력이 줄었고 인력 감축과 구인난까지 겹치면서 사업 유지가 어려워진 것으로 파악된다.
정선레일바이크 이용객 감소세는 뚜렷하다. 정선레일바이크는 개장 이후 20년간 누적 이용객수 440만 명에 달한다. 하지만 한때 연평균 30만 명 수준이던 이용객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인 2020년 9만 8000여 명으로 급감하더니 2023년 6만 3000명, 2024년 6만여 명으로 지속 감소했다.
정선군도 코레일관광개발로부터 사업 종료 검토 사실을 통보받았다. 정선군 관계자는 “레일바이크와 관련해 코레일관광개발 측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며 “코레일관광개발이 하지 않는다면 운영권을 넘겨받아 운영하는 방법도 있을 수 있지만 아직 내부 방침은 정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곡성 섬진강기차마을도 한때 폐철도 활용 성공사례로 꼽혔다. 섬진강기차마을은 옛 곡성역과 철도시설을 활용한 관광지로, 코레일관광개발은 이곳에서 증기기관차와 레일바이크 등을 위탁 운영했다.
곡성테마지사도 동종 사업장 난립에 따른 경쟁 심화와 인근 신규 관광 포인트 개발 등으로 영업실적 하락이 이어졌다. 2019년 이후 누적 적자는 4억 8000만 원이다. 시설물 노후화와 유지보수 위험 확대로 시설개선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지자체 사정상 추진이 어렵다는 점도 사업 종료 검토 사유로 제시됐다.
곡성테마지사의 경우 지자체와의 비용분담 불발이 직접적인 사업 종료 검토 사유로 파악된다. 코레일관광개발은 곡성테마지사의 영업수지를 개선하기 위해 시설 유지관리 보수 지원 확대와 비용 분담 명확화를 요구했으나 수용 불가 의견을 회신받았다고 밝혔다. 곡성군이 비용분담에 난색을 보인 배경에는 노후 시설 개선비와 안전관리비가 반복적으로 군 예산에 반영될 수 있다는 부담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곡성군 관계자는 비용분담 거절 사유에 대해 “유선상으로 정확히 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곡성군은 코레일관광개발이 빠지더라도 대체 운영자를 찾겠다는 입장이다. 앞서의 곡성군 관계자는 “코레일관광개발이 그만두면 다른 위탁자를 찾아 다시 운영하면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새 위탁사업자를 찾더라도 노후 시설 보수와 안전관리 비용을 누가 부담할지는 숙제로 남을 전망이다.

폐철도 관광사업은 더 이상 일반 열차 운행에 쓰지 않는 선로와 역, 열차 등 철도시설을 레일바이크나 관광열차, 철도테마파크로 바꿔 운영하는 사업이다. 초기에는 기존 철도자산을 활용해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역 재생형 관광모델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지역마다 비슷한 시설이 생기면서 차별성은 약해졌고, 선로와 열차가 낡으면서 유지보수와 안전관리 비용은 커졌다.
변정우 경희대 호텔관광대학 교수는 “정선에서 구절리까지 차량 이동이 많지 않은 구간의 철도시설을 활용해 관광객을 유인하려는 취지로 시작됐고 초기에는 괜찮은 모델이었다”며 “중앙정부나 광역 지자체 차원의 지원을 검토하고, 기존 모델보다 더 특색있는 관광 콘텐츠로 기획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란수 한양대 관광학부 겸임교수는 “단순 레일바이크 형태로 운영하는 것은 매력성이 약하고 해운대 바다열차처럼 특색 있는 시설 도입이나 지역 숙박·체험·식음 연계형 상품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곡성 등은 기차라는 콘셉트로 관광을 활성화해 온 지역이라 이런 기능이 사라지면 집객 요소가 줄어들 수 있다”며 “지자체가 손을 놓기보다 지역 관광사업과 연결할 방안을 함께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코레일 자회사 통합을 추진하는 점도 코레일관광개발의 사업 정리 검토와 맞물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재정경제부와 국토교통부는 지난 6월 30일 코레일 자회사 5곳을 3곳으로 통합하는 방안을 의결했다. 코레일관광개발은 코레일네트웍스와 함께 고객서비스 분야로 묶일 예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코레일관광개발이 적자 관광사업을 계속 유지하기 어려운 환경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관광업계 한 관계자는 “공기업 자회사는 경영평가를 받는 구조라 적자 사업을 장기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며 “정부가 공기업 통합과 경영 효율화를 추진하는 상황에서는 이런 사업도 검토 대상에 오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정선·곡성테마지사 사업종료가 최종 확정되면 코레일관광개발의 지역 철도관광 사업은 정동진·청도 등 일부 사업장 중심으로 줄어들게 된다.
이와 관련, 코레일관광개발은 “정선·곡성 사업은 운영환경 변화와 관광 수요 변화, 안전관리 강화 등 제반 운영 여건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운영계약 종료 시점에 재계약을 추진하지 않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현재 지자체와 계약 종료 절차를 협의 중이며 이는 당사의 운영계약이 종료되는 것으로 향후 지자체에서 후속 운영사업자를 선정해 사업을 이어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민 기자 hurrymi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