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시민 의원 | ||
특히 명계남씨를 중심으로 세력 확장 중인 국참연의 기세가 무섭다. 그동안 최다 기간당원 확보를 통해 전당대회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였던 유시민 의원 중심의 개혁당그룹이 국참연의 ‘세불리기’로 인해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다.
국참연은 지난 16일 출범식에서 명계남씨를 의장으로 선출하고 조직화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노 대통령 당선에 결정적 공헌을 한 노사모 조직이 근간이 돼 만들어진 조직이지만 참여를 선언한 의원들의 면면을 보면 ‘계파 초월’을 통한 여권 장악 가능성까지 엿보인다. 친정동영계 인사들이 다수 포진돼 있으며 일부 재야파와 개혁당 출신 인사도 눈에 띈다.
국참연의 1차 목표는 전당대회를 통한 당권 창출이다. 원내에서 국참연 세력 확대를 주도하는 정청래 의원은 “전당대회 투표에 참여하는 대의원 1만5천 명 중 5천 명 확보가 목표”라고 밝히고 있다. 1인2표제로 치러지는 전당대회에서 독자적인 힘으로 지도부의 색깔을 결정지으려는 의도가 보인다.
국참연 출범은 다분히 개혁당그룹 출신 모임 참정연을 타깃으로 삼았다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정청래 의원은 “목표를 실현하는 방법이 다를 것”이라며 참정연과의 차별화를 선언했다. 실제로 국참연이 내세우는 ‘당원으로부터 당권이 나오는 정당 건설’이란 목표는 참정연이 내세워온 것과 별반 다를 바 없다. 개혁당그룹은 기간당원의 30% 이상을 확보한 상태다. 당원들 사이 조직력은 당내계파 중 으뜸으로 꼽혀왔다.
그러나 국참연의 본격 세력화 선언 이후 국참연이 여권 내 최대지분을 차지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아졌다. 한 의원은 “유시민 의원이 전당대회와 차후 대권후보 경선의 키를 갖고 있었는데 그것이 명계남씨쪽으로 넘어간 것처럼 보인다”고 밝히기도 한다.
국참연과 참정연 세력의 갈등기류는 이미 지난해부터 감지됐다. 지난해 11월 국참연이 출범하면서 개혁당그룹을 향해 “당권 장악에만 혈안이 돼 있는 사이비 개혁파들에게 당의 운명을 맡길 것인가”라고 원색 비난했다. 이에 유시민 의원은 “대통령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위험을 무릅쓰고 뛴 집단은 우리밖에 없다”며 참정연만이 대통령의 ‘적자’이자 정권의 ‘성골’임을 역설하기도 했다.
이 같은 갈등국면은 지난 연말 국보법 처리과정에서도 나타났다. 개혁당그룹의 강경기류로 인해 여·야 합의를 시도했던 구당권파 중심의 당지도부가 퇴진했고 명계남씨는 천정배 전 원내대표를 두둔하며 개혁당그룹 성토에 나섰다.
한때 노 대통령 당선을 위해 의기투합했던 두 세력이 이렇듯 서로를 향해 으르렁거리게 된 배경엔 당권경쟁이 있으며 그 배후엔 구당권파 세력이 있다는 게 정설이다. 구당권파에 속한 ‘바른정치모임’ 의 김현미 전병헌 의원 등 10여 명이 국참연에 참여하고 있으며 국참연측이 공개하지 않은 의원 명단에 친정동영계 인사가 더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다.
당초 당권도전설이 나돌았던 명계남씨는 직접 전당대회 출마여부는 미지수다. 구당권파도 자파 후보를 내지 않기로 잠정결의한 상태다. 현재 국참연 내부 분위기는 당의장 후보로 문희상 김혁규 의원 등 친노 중진그룹 후원 쪽으로 가고 있다. 구당권파 핵심 의원 몇 명이 문 의원을 만나 당권 도전을 적극 독려한 사실도 이미 알려져 있다.
여권의 한 재선의원은 “노 대통령의 핵심측근이면서 대권에 뜻이 없는 문 의원 같은 인물을 국참연과 구당권파가 합작해서 당의장직에 앉힌다면 내년 지방선거 직전까지 당 주도권은 국참연과 구당권파가 틀어쥐게 될 것”이라 전망했다.
한편 개혁당그룹은 이미 김원웅 의원과 김두관 전 행자부장관의 출마가 결정된 가운데 ‘유시민 의원이 직접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는 상태다. 그러나 국참연과 구당권파가 관리형 지도부를 표방하는 친노 중진그룹을 적극 후원할 경우 상대하기 버거울 것이란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