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성완종 리스트’ 파문이 정치권에서 금융권까지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금융당국 인사들이 ‘성완종 리스트’에 연루됐다는 정황이 나오면서부터다.
검찰과 언론보도 등에 따르면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국세청을 비롯한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전·현직 고위 간부 4~5명에게 거액의 금품을 제공한 내용의 로비 자료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로비 자료는 성완종 리스트 특별수사팀이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해당 자료를 토대로 로비 내용과 당시 성 전 회장의 일정표, 비자금 인출 내용 등을 대조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성 전 회장이 경남기업 워크아웃과 세무조사, 추징 감면 편의 등을 부탁하며 국세청과 금융당국에 로비를 벌인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금감원 등은 경남기업이 2013년 10월 세 번째 워크아웃 개시 후, 채권단 은행 등에 경남기업이 유리하도록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경남기업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경남기업은 노무현 정부에서 44억 5000만원, 이명박 정부에서 99억 3800만원, 현 정부에서 146억 7000만원의 세금을 추징당했다.
한편 수사팀은 경남기업 측이 지난 15일 압수수색 직전에 CCTV 기록을 삭제하고 컴퓨터 파일을 지우는 등 증거 인멸을 시도한 정황을 잡고 그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경남기업과 성 전 회장 측근들로부터 압수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일부 컴퓨터에서 파일이 집중적으로 삭제됐고 CCTV도 작동하지 않도록 꺼놓는 등 자료를 은폐한 흔적이 무더기로 발견된 것으로 전해진다.
수사팀은 이번 주부터 성 전 회장의 측근들부터 본격 소환할 방침도 보이고 있다. 수사팀은 우선 성 전 회장의 운전기사 여 아무개 씨와 수행비서 금 아무개 씨를 조사할 계획이다.
박정환 기자 kulkin85@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