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정치권 “‘문재인은 싫다’는 광주 민심의 표출”
‘52.4%’. 무소속 천정배 후보의 득표율이다. 이는 광주시민들이 4·29 광주 서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새정치민주연합과 문재인 대표에게 숫자를 통해 던진 메시지다.
새정치연합 조영택 후보(29.8%)보다 23% 포인트 가량 앞선 것으로, 선거 전 각종 여론조사에 천 후보가 최대 15% 포인트 가량 앞섰던 점을 감안하면 예상을 뛰어 넘는 결과다.
무엇보다 고비 고비마다 ‘전략적 선택’을 해온 ‘광주’가 천 당선인이 내건 ‘야권 심판론’,‘호남정치 복원론’에 손을 들어주면서 텃밭내 냉엄한 민심 이반의 현주소가 확인된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이번 재보선 결과는 야권의 전통적 지지기반인 광주(호남)는 ‘텃밭 내 여당’ 대표격인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에 ‘탄핵카드’를 꺼내 든 것에 다름없다는 해석이 나온다.
안철수 당시 새정치연합 대표는 지난해 6·4 지방선거에서 자신의 최측근인 현 윤장현 광주시장을 갑작스럽게 전력공천하며 지역을 발칵 뒤집어 놨다.
이어 7·30 광주 광산을 보선에서도 공천을 신청한 당시 천정배 예비후보를 배제시키기 위해 권은희 의원을 또다시 전력공천해서 각계의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
이번 광주 서을 보선에서도 문재인 대표 체제의 새정치연합은 수도권이 아닌 광주에 사실상 ‘올인(다걸기)’하며 선거구도를 ‘문재인 대 천정배’ 구도로 몰아갔다.
그러나 결과는 사뭇 달랐다. 앞의 두 경우는 불만이 컸지만 그래도 광주 민심이 새정치연합, 더 정확하게는 안철수를 선택했다. 그러나 이번 보궐선거에서는 문재인 대표한테 철저히 등을 돌렸다.
이를 두고 광주 민심이 친노에 대해 뼛속부터 반감을 표출한 것이라는 게 지역 정치계 일각의 견해다. 안철수 전 대표는 그래도(?) 보듬을 수 있지만 친노 세력만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의미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새정치연합은 이같은 광주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했고, 천 당선인은 그 간극 위에 정치적 승부수를 던진 셈이었다.
결국 문재인 대표 등 당 지도부는 광주 서을 유권자들에게 정권교체를 위한 ‘전략적 선택’을 주문했지만 과거 ‘호남 역린’을 건드린 업보를 이겨내지 못하고 참패를 당했다는 게 지역 정가의 해석이다.
천 당선인이 30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에 위치한 국립5.18 민주묘지를 찾아 5월 영령들을 참배한 뒤 “광주와 호남의 정치가 이대로는 안된다고 생각하는 서구을 유권자들의 표심이 이번 선거에서 나온 것 같다”고 이번 재보선 선거결과의 의미를 해석한 것도 이와 궤를 같이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또한 친노세력이 계속 당을 장악하고 있는 한 경우에 따라 ‘호남 자민련’의 출현으로 야권의 지각변동이 일어날 가능성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호남정치 복원을 내건 천 당선인이 친정 복당 대신 독자세력화를 도모하는 쪽에 무게가 실리는 만큼, 당장 ‘호남 신당론’이 현실적 위협으로 다가오게 됐다.
이 경우 당장 ‘탈당 러시’가 이뤄지진 않겠지만, 내년 총선의 길목에서 호남을 중심으로 한 동요가 예상된다. 새정치연합과 신당 세력이 분열된 채로 총선에서 ‘호남맹주’ 자리를 놓고 한판 승부를 겨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벌써부터 야권 안팎에서는 내년 총선 국면에서 천 당선인이 광주전남, 전주 덕진이 ‘정치적 고향’인 정 후보가 전북의 구심점을 각각 자임하면서 텃밭에서 새정치연합과의 정면승부에 나설 것이라는 얘기마저 돌고 있다.
결국 친노로 대표되는 문재인 대표에 대한 호남민심 이반이 호남정치 복원론과 맞물려 야당발 정계개편의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정성환 기자 ilyo66@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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