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의원은 정무위원장 경선에 나섰다가 정우택 의원에게 고배를 마셨다. 이후 1년 임기의 윤리특별위원장이 됐다. 국회 관례상 1년 임기의 윤리위원장을 마치면 또 1년 임기의 예산결산위원장을 하기 때문에 문제는 없다.
김 의원은 같은 진주 출신인 박대출 의원과 비교, 대조되고 있는데 지역에선 “박대출은 대변인이라 TV에 얼굴 한 번씩 나오는데 김재경은 뭐 하고 있느냐”라는 말을 듣는다고 한다. 그로선 총선을 1년 앞둔 예결위원장으로서 예산을 수북이 지역에 선물하고 싶은 욕심이 생긴 것이다.
그런데 주 의원도 예결위원장을 하고 싶어 한다. 3선이지만 이번 국회에서 상임위원장을 한 번도 못했다는 것이다. 1년짜리 예결위원장이라도 해야지 3선을 이렇게 보낼 수 없다는 논리를 내세운다. 하지만 당 일각에선 선출직이긴 하지만 당 정책위의장도 거쳤고, 지금은 청와대와 새누리당의 가교 역할인 ‘청와대 정무특보’도 맡고 있는데 예결위원장까지 하려느냐는 말들을 한다.
한 자리를 두고 다툼이 일 경우 관행상으론 지역구 3선 의원이 1순위, 비례대표 출신 3선이 2순위, 재보선 출신이 3순위이가 된다. 같은 출신이라면 연장자 우선이다. 주 의원이 1960년생, 김 의원이 1961년생이다.
하지만 당내에선 경선 가능성을 점친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경쟁이 있다면 선거로 이겨야 하고, 당론을 정하려면 의원총회를 열어야 한다는 원칙주의자다. 유 원내대표 역시 19대 국회 들어서 국방위원장을 두고 황진하 의원과 붙어 이긴 바 있다.
담판을 위해 두 의원이 만났다는 전언인데 정리는 되지 않았다고 한다. 일각에선 ‘지역일꾼론’을 설파해 새누리당이 수도권에서 3석이나 건졌고, 이들 중 3선이 두 명인데 한 명이라도 상임위원장을 시켜야 하지 않느냐는 말을 꺼내고 있다. 이렇게 되면 예결위원장 자리는 4명이 덤비는 꼴이 된다. 주 의원을 두고선 청와대 정무특보까지 하고 있는데 자리 욕심을 낼 필요가 있냐는 지적이 있고, 김 의원을 두고선 주 의원이 예결위원장을 확답 받고 정책위의장 파트너로 나선 것을 알면서도 도전을 강행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이번 예결위원장은 지역의 곳간을 채워 인지도를 높일 절호의 기회다. 양보가 없다면 경선인데 5월 하순에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 PK와 TK의 작은 결투도 지켜봄 직하다.
이정필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