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17일 영빈관 재외공관장 내외 초청 만찬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쌍꺼풀 수술 이후 처음으로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 ||
그런데 대통령의 쌍꺼풀 수술을 놓고 네티즌 사이엔 “눈의 불편함을 제거한 수술이기 때문에 개인의 자유”라는 찬성론과 “사회적으로 부정적 시선이 많은 성형수술을 한 것은 잘못”이라는 반대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그렇다면 쌍꺼풀 성형수술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정신과와 성형외과 전문의, 그리고 관상가의 견해를 들어봤다.
정신과 의사인 이시형 한국자연의학종합연구원 원장은 “일반적으로 눈꺼풀이 내려오면 졸리거나 맥이 빠진 듯한 인상을 주게 된다. 그래서 대통령이 새해엔 국민들에게 밝고 친숙한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쌍꺼풀 수술을 했다고 본다”며 “경제가 어둡고 대통령에 대한 불만도 적지 않은 상황에서 새로운 결의를 다지겠다는 의지를 쌍꺼풀 수술을 통해 보여준 것 같다”고 해석했다.
대체로 성형외과 전문의들은 “눈 주위의 탄력이 떨어져 시야를 가리게 되는 상안검이완증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그런데 대통령은 수술 자국이 표시나지 않는 ‘이마 거상술(擧上術)’을 받아야 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이번과 같은 쌍꺼풀 수술은 적절치 않았다는 것. 이마 거상술은 머릿속 피부를 잘라낸 다음 이맛살을 위로 당겨서 자연스럽게 눈꺼풀도 올라가게 하는 수술로 쌍꺼풀 수술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한다. 서울 양재동 최정호성형외과의 최정호 박사는 “내가 대통령 주치의였다면 이마 거상술을 권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통 쌍꺼풀 수술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은 1시간. 이마 거상술은 2시간 정도 걸린다. 그렇지만 쌍꺼풀 수술 자국이 사라지기 위해선 2~3주 경과해야 하고, 길면 한 달 정도 소요된다. 이에 비해 이마 거상술은 수술 직후에도 쉽게 눈치 채지 못할 뿐만 아니라 1~2주 정도 지나면 수술 받았던 부분도 눈에 띄지 않는다고. 따라서 국정활동으로 항상 언론에 노출되는 대통령이 쌍꺼풀 수술을 받은 것은 적절치 못했다는 지적. 쌍꺼풀 수술비는 1백20만~1백50만원인데 비해, 이마 거상술은 두 배 비싼 2백40만~3백만원 정도 든다. 따라서 대통령 내외는 쌍꺼풀 수술비로 2백40만~3백만원 정도를 지출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그런데 대통령이 쌍꺼풀 수술을 받은 까닭에 대해 전문의들의 견해는 다양하다. 상안검이완증은 일종의 ‘노화병’으로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증상이다. 올해 59세인 노 대통령도 노화 증세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일부 관상가들은 “노 대통령의 일(一)자형 이마 주름이 권세를 상징하기 때문에 절대로 성형수술을 해선 안 된다”고 조언한다. 노 대통령의 기질이 음양오행 가운데 땅[土]을 상징하기 때문에 일(一)자형 주름을 붙이면 왕(王)이 되는데, 아무런 까닭 없이 일(一)자 주름을 제거할 필요는 없다는 것. 그렇다면 대통령도 이를 의식해서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일(一)자 주름을 그대로 놔 둔 것일까.
관상학적으로 볼 때 수술 이후에는 포용력과 개척성이 더 강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과거에는 처지는 눈꺼풀 때문에 세상 보는 시야가 좁았지만 수술 이후에는 ‘장애물’(눈꺼풀)이 제거돼 그동안 눈을 바짝 치켜떠야 바라볼 수 있던 세상을 쉽게 볼 수 있게 됐다는 해석이다.
김영삼 김종필씨 등 유력 인사들의 사주와 관상을 봤다는 유화정철학원의 유화정 원장은 “강력하고 고집 센 사람이 중병에 걸리거나 신체 일부를 수술 받았을 경우 악한 마음이 사라지고, 남의 사정을 좀 더 헤아리게 된다”며 “노 대통령도 세상을 보는 눈에 있던 장애물이 사라졌기 때문에 앞으론 세상을 넓게 바라보게 보게 될 것이며 남을 더 잘 이해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그는 “노 대통령은 ‘자라가 거북이로 가는 관상’인데, 쌍꺼풀 수술을 받았다고 해서 ‘기본 관상’이 변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거북이로 가는 상은 귀(貴)한 상으로 여겨지며, 장수(長壽)할 상이라는 게 역술인들의 해석.
관상가들이 분석한 대로 대통령의 포용력이 커진 것일까. 지난 2월25일 국회 국정연설 도중 노 대통령은 한나라당 의원들에게 “선진한국을 한나라당이 먼저 깊이 연구했는데 제가 이것을 표절했다고 한다”며 “한나라당에서 먼저 사실에 관한 내용증명을 보내주면 로열티를 지불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겠다”는 농담을 던져 웃음과 박수가 터졌다. 야당에서도 “대통령이 한결 부드럽고 여유로워졌다”고 말한다. ‘쌍꺼풀 수술의 위력’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는 징표인지 자못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