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광주민주화운동 35주년 기념행사가 사상 최초로 오월 단체와 정부 행사로 두 동강 난 채 따로따로 치러졌다. 사진은 17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추모식에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 윤장현 광주시장 등 참석자들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고 있다. <광주시 제공>
[일요신문] 5·18 광주민주화운동 35주년 기념행사가 사상 최초로 오월 단체와 정부 행사로 두 동강 난 채 따로따로 치러졌다.
정부는 5·18국립묘지에서, 5·18기념행사위원회는 5·18의 마지막 희생자를 낳은 옛 도청에서 각각 기념식을 따로 개최했다. 광주시민들의 바람과 달리, ‘임을 위한 행진곡’ 기념곡 지정 및 기념식 제창(齊唱)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서다.
‘파행’ 기념식은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뒤 처음으로 참석한 지난 2013년 이후 내리 3년째다. 올해 정부 주관 기념식은 대통령, 국무총리, 유족, 5·18 직접 피해당사자도 없는 사상 초유의 상태에서 치러졌다.
국가보훈처 주관의 제35주년 5ㆍ18민주화운동 기념식은 이날 오전 10시 ‘5·18정신으로 갈등과 분열 넘어 미래로 통일로’라는 주제로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렸다.
이곳 행사에는 김무성·문재인 대표 등 여야 지도부를 비롯해 윤장현 광주시장, 지역 단체장, 박승춘 국가보훈처장 등 5·18 희생자 유가족, 시민, 학생 등 2천여명이 참석했다.
올해는 박근혜 대통령을 대신해 최경환 부총리가 기념식장을 찾았다. 행사는 개식, 국민의례, 헌화 및 분향, 경과보고, 기념사, 기념공연, 폐식 순서로 진행됐다.
이날 기념곡 지정 논란이 일고 있는 ‘임을 위한 행진곡’은 공식식순에서 제창이 아닌 합창단에 의한 합창 형태로 불려졌다. 정부는 이 노래의 제창을 공식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1997년 5·18이 정부기념일로 제정된 이후 지난 2008년까지는 본행사에서 제창됐었으나 지난 2009년부터 합창단이 부르는 합창 형태로 불리면서 올해도 논란이 이어졌다.
이로써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문제로 2013년부터 올해까지 3년 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은 ‘반쪽 기념식’으로 치러진 것이다.
관심을 모았던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정부 주관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정의화 국회의장과 김무성. 문재인 두 당 대표는 오전 10시18분 합창 형식으로 진행된 ‘임을 위한 행진곡’ 공연 식순에 맞춰 함께 노래를 제창했다. 반면에 최경환 부총리와 박승춘 보훈처장관은 안 불렀다.
‘임을 위한 행진곡’ 기념곡 지정과 제창 무산으로 제35주년 5·18민중항쟁 기념행사위원회는 같은 시각 옛 전남도청 앞 민주평화광장에서 별도의 기념식을 치렀다.
이 자리에는 광주출신 국회의원과 주승용 새정치연합 최고위원과 광주시의회 의원 등 지역 정치권 인사와 시민단체가 참석했다.
정성환 기자 ilyo66@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