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선영(왼쪽), 김정은 | ||
박선영과 소속사간에 갈등이 불거진 건 팬엔터테인먼트가 자체 제작하는 KBS 드라마 <두번째 프러포즈>에 김영호와 불륜에 빠지는 황연정역을 박선영에게 할 것을 지시했기 때문.
그러나 사극 <왕의 여자> 이후 이미지 변신을 원했던 박선영은 KBS의 <오!필승 봉순영>의 세련된 커리어우먼 노유정역을 원했다. 반면에 소속사인 팬엔터테인먼트측에선 경쟁사인 김종학 프로덕션의 작품인 <오!필승 봉순영>에 출연하는 것이 달갑지 않아 계속 자체 제작하는 <두번째 프러포즈>에 출연할 것을 강요했던 것이다.
결국 의견차가 좁혀지지 않자, 박선영은 “계약금을 반환하고 소속사를 나가겠다”는 내용증명을 보내고 지난 7년간 함께 일해 온 매니저 최아무개씨와 함께 팬엔터테인먼트를 나왔는데, 사태가 이 지경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주변에선 계약을 했다가 문제가 발생할 경우 계약금을 반환하고 나오는 것이 오랜 관행인데, 소속사를 옮길 때마다 동고동락한 매니저와 함께 움직여 신의를 지킨 박선영이 억울하게 됐다며 안타까워하고 있다.
박선영만큼 의리 있는 인물은 고수와 김정은이다. 고수는 <피아노> 등의 드라마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릴 당시 고액을 제시하는 많은 기획사들의 끈질긴 유혹을 뿌리치고 자신을 연예계에 데뷔시켜주고 스타덤에 오르게 뒷받침해준 (주)메이저엔터테인먼트의 홍종구 대표와의 의리를 중시해 계약금 없이 20년 장기계약을 체결했다. 어제까지 피를 나눈 형제 이상으로 동지적 관계를 유지하던 사람들이 하루 아침에 적으로 변해 법정 소송까지 벌이는 상황에서 고수의 케이스는 그야말로 보기 드문 경우.
김정은 역시 꾸준히 자신을 도와준 매니저와 의리를 지켜 화제다. SBS <파리의 연인>을 통해 다시 한 번 흥행 보증 수표로서 진가를 발휘한 김정은이 소속사 GM기획과의 계약이 만료되자 각종 매니지먼트사에서 거액의 계약금을 포함한 매력적인 조건을 제시하며 러브콜을 했다.
▲ 하지원 | ||
그러나 고수나 김정은처럼 행복한 케이스만 있는 건 아니다.
연예계에서 소문난 ‘잉꼬’ 연예인-매니저 사이였던 하지원과 그녀의 전 매니저 장아무개씨는 지난 4월3일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부터 작곡가 송시현씨에게 4천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고 이전의 아픈 추억을 상기해야 했다. 하지원과 전 매니저 장씨는 자타가 공인하는 잉꼬 커플이었다. 고등학교 3학년 때 장씨를 만난 하지원은 스타가 되기 위해 그야말로 눈물겨운 작업에 들어갔다. 두 사람은 이틀에 한번 꼴로 방송국 PD, 영화감독, CF감독을 만나 ‘기회’를 부탁했다. 하지만 그때마다 사람들은 ‘다음에 보자’는 말로 거절을 했다.
그러나 장씨의 ‘하지원 스타만들기’는 더욱 강도가 높아갔다. 체중을 조절하고 몸매를 만들기 위해 온몸을 랩으로 감싼 뒤 그 위에 땀복을 입고 매일 아침 동네 뒷산을 뛰어 올랐다. 담력을 기르기 위해 합기도도 배웠고, 끊임없이 비디오를 보면서 연기수업을 했으며 틈틈이 그녀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 표정이나 몸짓, 분위기 등 연기자로서 갖춰야 할 것들을 지적했다.
그런데 하지원이 훌쩍 커버리면서 둘 사이에 위기가 찾아온 것이다. 하지원은 현 소속사로 옮기게 됐고, 그 과정에서 장씨가 하지원을 가수로 데뷔시키기 위해 준비했던 음반 프로젝트가 무산되면서, 작곡가 송시현씨가 음반제작을 이행하지 않아 피해를 입었다며 소송을 제기했던 것이다. 연예가에서는 두 사람이 옛정을 생각해 그만 화해하고 배우와 매니저 사이의 ‘좋은 선례’를 남기기를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