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오늘 술 한잔 할까?” “아빠, 그냥 야구장 가요”
혼잣말을 하며 거침없이 스티커를 붙이는 20대 여성들의 손놀림에서 약간의 서운함과 체념이 복잡하게 묻어났다. 아빠와 딸들에게 같은 주제로 질문을 던지자 둘의 ‘동상이몽’은 여실히 드러났다.
70%가 넘는 아빠들이 ‘나는 딸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자신 있게 답했지만, 딸들의 생각은 달랐다. 37%만이 ‘아빠는 나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답해 확연한 생각의 차이를 보여줬다. 한 여성 응답자는 스티커를 붙이며 “대화를 거의 안 하는데 잘 알 턱이 있겠느냐”며 부녀관계에 회의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딸에 대해 잘 모른다고 솔직히 고백하는 아빠는 25% 수준이었고, 이에 대한 딸들의 평가는 비슷했다. 딸 응답자의 30%가 아빠는 나에 대해 ‘잘 모른다’고 답했으며, 이중 5%는 ‘전혀 모른다’고 답했다. 아빠들이 보기엔 서운한 결과일지도 모르지만 ‘보통이다’는 응답이 31.5%로 가장 많았다.
‘아빠 혹은 딸과 가장 해보고 싶은 것’이라는 질문에는 아빠와 딸이 통했다. ‘국내 및 해외여행’이라고 답한 응답이 아빠는 36.3%, 딸은 47.2%로 양쪽에서 1위를 차지했다. “어디를 가고 싶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유럽, 가까운 국내여행, 동남아시아 등 다양한 답이 쏟아졌다. “혹시 그냥 여행가고 싶어서 선택하는 것 아니냐”는 물음에는 많은 딸들이 애매한 웃음을 흘렸다.
‘취미 생활을 함께하고 싶다’는 답은 딸 쪽에서 훨씬 높았다(25.5%). 설문에 응하던 한 여성은 “아빠가 야구를 좋아하는데 한 번도 야구장에 안 가봤다더라. 함께 가면 아빠가 좋아할 것 같다”며 부끄럽게 웃었다.
‘영화나 공연을 함께 보기’에 대해선 딸들이 아빠에 비해 시큰둥한 반응이었다. 29.5%의 아빠가 영화·공연을 택한 반면, 딸의 응답은 15%에 그쳤다. 아빠들에 비해 딸들은 더 활동적인 일을 아빠와 함께 해보고 싶어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진솔한 대화 나누기’는 딸보다는 아빠들에게 인기가 높은 선택지였다. 12% 정도의 딸들이 아빠와의 대화에 관심을 보인 반면, 21%의 아빠들이 딸과 술 한 잔 기울이며 나누는 진솔한 대화에 대한 ‘로망’을 갖고 있었다.
서윤심 기자 heart@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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