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는 여야 소속 위원들과 이 실장 등 청와대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거부권 정국’을 둘러싼 팽팽한 공방전이 펼쳐졌다.
특히 야당 위원들은 ‘국회 운영위 파행사태’를 비롯해 박 대통령의 국회법 개정안 거부권 행사에 대해 이 실장을 상대로 집중 포화를 날렸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춘석 의원은 이날 운영위가 시작되자마자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아무리 여당 대표지만 여야 합의사항을 뒤집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운영위 파행’ 사태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다.
같은 당 강동원 의원도 “운영위 연기와 관련해 왜 그런 보도가 나왔느냐. (불참)통보 사실이 없다면 참석해야 하는데 왜 참석을 안하냐”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청와대가 지시를 하면 새누리당은 다 따르는 것인가. 대통령이 지시한 것이냐, 당 대표가 판단한 것이냐”고 몰아 붙였다.
이에 운영위원장인 유승민 원내대표는 “(운영위 연기)는 제가 사실관계를 정확히 모른다”면서도 “약간의 혼선이 있었으나 합의를 했으니 양해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위원들은 거부권 행사는 헌법상 권리일 뿐이고 역대 정권에서도 수차례 있었다는 점을 강조하며 청와대를 엄호했다. 새누리당 김제식 의원은 “입법권은 국회에 있고, 사법권은 법원에 있다. 행정권은 대통령을 수발하는 정부에 있는 것”이라며 “삼권 분립이라는 제도를 둔 취지는 각 3부 권력이 서로를 견제하고 균형을 이루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김명연 의원도 “국회법 거부권 행사와 관련해 말이 많으신데 역대 정권에서도 많이 있었다”며 “과거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도 4번 거부권을 행사했다”며 청와대를 두둔했다.
한편 이날 유 원내대표와 이 실장의 어색한 조우에 관심이 쏠렸다. 두 사람은 이날 오전 회의에서는 별도의 사적인 인사도 없이 회의를 진행하다 오후 회의 시작에 앞서 서로 악수하며 짧은 인사만 나눴다. 이후 운영위 산회 직후 유 원내대표가 “차 한 잔 하자”고 청해 이 실장과 따로 독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운영위원장실 안에 위치한 내실에서 가진 두 사람의 독대는 7분 만에 끝나 어색한 분위기가 연출됐음을 암시했다.
실제로 이 실장은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정말 드릴 말씀 없다”고 일축했고, 유 원내대표도 회동 직후 “별 얘기 안 했다”고 말을 아꼈다.
[온라인 정치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