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엘프녀 | ||
네티즌들은 이 여인에게 ‘엘프녀’라는 별명을 붙여주고 사진은 크게 화제가 됐다. 엘프란 일본의 유명한 ‘로도스 도전기’의 디도릿트 캐릭터로 대표되는 판타지 소설에서 등장하는 미모의 종족을 말한다. ‘엘프녀’가 등장하자 곧이어 시청녀, 상암 시스터즈 등 일명 ‘월드컵 걸들’이 속속 출현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화제성 이면에는 씁쓸한 뒷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월드컵 걸들 중 일부에는 ‘우연성’을 가장한 연예인 데뷔를 노린 기획사들의 전략이 숨어있다.
화제가 된 엘프녀는 모델 경력이 있는 한장희 씨로 밝혀졌다. 곧이어 인터넷에는 한 씨의 고등학교 졸업사진을 비롯한 개인사진들이 유포됐다. 그녀가 2인조 힙합그룹 ‘IF’의 1집 앨범 재킷 사진을 찍은 경력이 나오자 졸지에 IF가 인기검색어 상위권에 오르는 기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 시청녀 | ||
갑자기 부풀었다가 사그라든 거품인기의 여파로 현재 한장희 씨는 자신의 미니 홈페이지를 폐쇄하고 잠적에 들어간 상태. 그녀는 측근을 통해 “일련의 상황이 너무 부담스럽다”고 생각을 남긴 것으로 전해진다.
2002 월드컵이 탄생시킨 스타 미나는 자신의 후배격인 엘프녀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미나는 “자신은 외신기자에 카메라에 자연스럽게 잡힌 것이지만 엘프녀는 자신의 측근이 찍은 사진을 직접 올린 것이기 때문에 그 순수성에서 차이가 있다”며 차별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과연 미나 역시 이런 발언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미나는 이번에도 2006 월드컵 ‘특수’를 맞아서 섹시화보집을 촬영하는 등 상업적 활동을 벌인 바 있다.
이번 월드컵에서 찍힌 거리 미녀들의 모습이 실은 기획사의 치밀한 계획에 의해 만들어지기도 한다는 증거도 나왔다. 익명을 요구한 한 사진기자는 “거리응원 취재 도중 평소 알고 지내던 한 연예인매니저를 만났는데 자신의 기획사 여자 연예인을 좀 예쁘게 찍어달라고 부탁을 받은 적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신인 연예인을 거리 응원을 통해 노출시키겠다는 의도인 것이다. 그 사진기자는 “신인 여자 연예인의 노출수위가 너무 높아서 도저히 사진을 찍을 수 없는 수준이었다”며 “결국 기획사에 말해 옷을 조금 더 입히고 사진 몇 장을 찍어주긴 했다”며 씁쓸하게 전했다.
김용호 뉴시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