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건설업의 재해자수는 23,669명으로 이중 떨어짐 재해자가 7,908명(33.4%), 넘어짐 재해자가 3,385명(14.3%), 물체에 맞음 재해자가 3,002명(12.7%) 등의 순의 발생하였다. 특히 떨어짐 재해자의 약 33.8%가 비계관련 작업에서 발생한 것으로 분석되어 건설재해 감소를 위해서는 비계관련 작업 중 떨어짐 재해를 예방할 수 있다면 건설재해의 상당수가 감소할 것이다.
건설현장에서 비계는 공사용 통로나 작업용 발판 설치를 위하여 구조물의 주위에 조립, 설치되는 가설구조물로서 강관비계, 틀비계 및 시스템비계 등이 있으며, 이와 같은 비계는 안전성·작업성·경제성 등의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가설구조물은 공사기간 중에는 필수적인 구조물이지만 공사가 완성되면 해체하여야 하므로 비용절감을 위하여 구조물의 안전성과 작업성을 소홀이 하는 경향이 있어 가설구조물에 의한 사고가 증가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선진국에서는 내·외부 비계를 대부분 작업발판이 확보된 시스템비계 등 안전성이 높은 비계를 사용하고 있으며, 이에 대해 지속적으로 개선대책 및 예방대책을 연구하고 있다. 특히, 독일의 경우 가시설물의 안전화 정책에 따라 모든 건축공사(개인주택공사 포함)의 외부비계를 시스템 비계로 설치하여 근로자의 떨어짐(추락)재해 예방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강관비계가 초기투자비용 절감 등의 이유로 건설공사에서 주로 사용되고 있고, 이에 따라 떨어짐 재해가 많이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정부에서는 영세한 소규모 건설현장 사업주가 안전투자를 기피한다는 점을 감안, 소규모 건설현장의 전체 재해자 중 약 40% 이상을 차지하는 ‘떨어짐’ 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그동안 제조업 위주로 실시하던 ‘국고보조금 지원 클린(Clean)사업’에 건설업도 참여할 수 있도록 하여, 2013년 안전보건공단에서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전국기준으로 지난해 1,047개소를 대상으로 약 85억원을 시스템 비계 설치에 지원하였다.
건설업 클린사업은 공사금액 20억원 미만 건축공사(주택, 상가, 빌딩, 교회, 학교 등) 현장을 우선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사업으로 건설현장에서 강관 비계 대신 시스템 비계를 설치할 경우 현장 당 2,000만원 한도 내에서 시스템 비계 임대·설치·해체에 소요되는 금액의 최대 70%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올해로 3년째 시스템비계 설치비용 지원사업을 지속 홍보 및 추진한 결과 부산지역은 ‘15년 5월말 기준으로 60개소에 배정된 6억 원의 예산이 모두 지급되기로 결정되었으며, 이로 인하여 시스템비계로 설치한 현장에서 외부 시스템비계로 인한 떨어짐 재해가 단 한건도 발생치 않았으나, 20억 미만 미지원 사업장에서는 비계 및 작업발판 관련으로 13명의 재해자가 발생하였다.
건설업 클린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시스템 비계 지원 사업은 구조물 외부 작업 시 기본적인 떨어짐 재해를 방지하기 위한 시설과 안전한 작업공간을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중·소규모 건설현장의 떨어짐 재해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사업으로 크게 기대된다.
특히,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사회 전 분야에서 안전이 강조되고 있고, 전 국민이 안전에 관심이 높은 상황에서 사업주의 안전관리 소홀로 사망재해가 발생할 경우 경영실패로 직결되며, 발주자가 설계·발주·시공 단계에서 안전성 검토가 미흡하여 비계 무너짐 사고 등 대형사고가 발생할 경우 해당 기관은 심각한 안전 이미지가 훼손된다는 점을 감안하여 건설업체 사업주와 발주자는 시스템비계 사용 등 가설구조물의 적극적인 안전투자를 해야 할 시기이다.
이미 안전보건공단의 시스템비계 지원사업에 참여한 건설현장에서 작업한 근로자는 시스템비계의 안전성을 충분히 알고 있기 때문에 시스템비계가 설치되지 않으면 근로자가 작업을 거부하거나, 사업주에게 시스템비계를 설치해 줄 것을 요청할 시기가 올 것임을 깨닫고 강관비계를 시스템비계로 설치하도록 시공자뿐만 아니라 설계자·발주자도 미리 대비해야 할 것이며, 시스템비계 도입이 건설안전 선진국으로 가는 출발점임을 인식하고, ‘시스템비계 설치’가 가설공사의 ‘안전문화’로 정착되기를 기대한다.
부산지방고용노동청 김진호 산재예방지도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