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이 보는 이명박의 위기

포용하는 박근혜 표정관리?

지난 5월13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청계천 비리 사건 수사가 중간점을 넘어서자 “청계천 복원 비리 수사와 관련해 정략적 의도가 있는지 지켜보겠다”고 경고했다. 그는 지난 13일 상임운영위원회에서 “청계천 수사에 대해 야당 단체장을 정치적 의도로 수사한다는 의혹과 유전개발 의혹에 대한 물타기 아니냐는 의구심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표의 이런 발언은 이번 사건에 이 시장이 직접 관련돼 있지 않다는 내부적인 결론과 자신감을 가진 상태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진다. 한편으로는 자신의 잠재적 라이벌인 이명박 시장에 대한 포용력을 발휘해 보다 큰 정치를 하겠다는 의도도 깔려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이명박 시장의 측근인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은 이번 사건을 ‘기회’로 활용할 속셈을 은근히 내비치고 있다. 그는 “만약 이번 사태(청계천 비리 수사)가 기획된 것이라면 그것은 결국 역풍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며 “결과적으로 이 시장만 또 한 번 띄워주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시장측은 이번 사건을 통해 야권의 대권주자로서 노무현 정권으로부터 핍박받는 인상을 국민들에게 심어 줘 차기 대권 구도를 유리한 쪽으로 이끌어가겠다는 계산이다.

그래서 이번 사건을 보는 한나라당 내 시각은 엇갈린다. 비 이 시장계는 “차떼기 이후 공들여 쌓아 놓은 당 이미지가 또 허물어지는 것 아니냐”며 조심스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청계천 게이트도 특검을 하자”며 공세를 펴고 있다. 민주노동당은 한발 더 나가 이명박 시장의 검찰 소환을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