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계 인천공항 대전에서 초반 눈길 끌기에 성공한 업체는 CJ푸드빌과 아워홈이다. 실험정신이 돋보인다는 평을 받고 있는 CJ푸드빌은 1층 입국장과 3층 출국장을 포함한 랜드사이드 구역을 운영하게 됐다. ‘CJ AIRTOWN’이라는 이름 아래 25개 매장이 차례로 베일을 벗고 있으며 오는 9월 그랜드 오픈을 계획하고 있다.
사실 CJ푸드빌은 인천공항 지상층 입성을 위해 7년이라는 인고의 시간을 버텼다. 인천공항 식음료 사업자 1기였지만 2기 선정에서 탈락한 뒤 울며 겨자 먹기로 지하 매장만 운영해온 것. 그동안은 유동인구가 적은 지하매장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매출은 물론이고 공항 입점에 따른 홍보효과도 제대로 누리지 못했다.
하지만 CJ푸드빌은 재도전을 통해 랜드사이드 구역을 따내며 화려하게 지상으로 복귀했다. 이 구역은 여행객뿐 아니라 방문객, 입주 직원 등 공항을 찾는 모든 이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곳으로 유동인구도 많고 매출 역시 가장 높은 곳이다. 경쟁 업체에 비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셈인데 CJ푸드빌도 이러한 이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CJ푸드빌이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글로벌’이다. 해외사업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는 만큼 인천공항을 글로벌 홍보공간으로 만들고 다양한 실험도 해보겠다는 것. 실제 CJ푸드빌은 자체적으로 개발한 토종 브랜드를 중점으로 매장을 꾸리고 있으며 기존 모습과 달리 공항에 특화된 새로운 모델로 선보이고 있다.
빕스도 기존 스테이크 하우스 형식에서 벗어나 QSR(퀵 서비스 레스토랑·Quick Service Restaurant) 형태인 ‘빕스 익스프레스’로 새롭게 선보였다. CJ푸드빌 측은 “벌써부터 공항 밖에도 매장을 내달라는 요청을 받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또 엠넷(Mnet)과 CGV와 결합한 ‘투썸플레이스 엠넷(Mnet)’ ‘투썸플레이스 CGV’ 등 독특한 결합을 통해서도 사람들의 발길을 끌어당기고 있다.
김무종 CJ푸드빌 홍보팀장은 “우리의 토종 외식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배치해 글로벌 관광객들이 한국의 맛과 멋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겠다. 인천공항에서 경험한 맛과 멋을 다시 현지에서 즐겨 찾도록 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아워홈은 신개념 푸드 코트 ‘푸드엠파이어 고메이 다이닝&키친’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구지은 부사장의 야심작이기도 한 푸드엠파이어는 아시아나항공 및 대한항공 여객터미널, 탑승동 서편과 동편 총 4개 매장에 동·서양 18개 브랜드가 입점한다. 오픈 직전 구 부사장이 보직에서 해임되면서 우려의 시선도 있었지만 초반 성적표는 나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파인다이닝을 위한 고메이 다이닝에는 중국요리 전문점 싱카이, 이탈리안 모짜루나, 글로벌 한식 브랜드 반주가 자리하고 있다. 또 최신 트렌드를 적극적으로 반영해 한식 할랄 푸드 브랜드 ‘니맛(Nimat)’, 한식 패스트푸드 ‘밥이답이다(Babidabida)’, 오리지널 신주쿠 돈카츠 사보텐 등도 하반기에 추가로 오픈할 예정이다.
기존 랜드사이드 구역에서 식음료 매장을 운영하던 SPC는 3층 출국장 내 에어사이드로 장소를 옮겨 사업을 진행한다. 이곳은 다른 영역과 달리 출국자만 이용할 수 있어 랜드사이드 구역보다 브랜드 노출 기회도 작고 매출도 떨어진다. 하지만 SPC 측에서는 에어사이드로의 이동을 반기는 분위기다.
SPC 관계자는 “외국인이 많은 에어사이드에 자리 잡는 것이 글로벌 시장 진출에 훨씬 도움이 된다. 라그릴리아, 스트릿, 커피앳웍스, 리나스 등 2기 때는 선보이지 않았던 브랜드들도 선보일 예정이다. 파리크라상, 파리바게뜨, 베스킨라빈스, 던킨도너츠 등 주요 브랜드뿐 아니라 다른 외식 브랜드도 추가로 영입해 하반기 모든 입점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풀무원 이씨엠디는 여객터미널 4층에 자연재료 중심의 한식 면 전문점 ‘풍경마루’와 아메리칸 캐주얼 중식당 ‘칸지고고’를 개점했다. 중국 관광객들이 급증함에 따라 중식과 한식을 중점으로 다양한 메뉴를 구성하고 있으며 161석 규모의 대형 매장도 차별화된다.
2기에 이어 또다시 사업권을 따낸 아모제푸드는 트렌드를 따라 디저트를 택했다. 아모제는 지난 10일 여객터미널 4층 전문식당가에 서울 홍대, 청담동 등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디저트 맛집 8개로 채운 ‘고메 디저트(Gourmet Dessert)를 오픈했다. 테이크아웃 전문점 카페아모제, 유기농 베이커리 전문점 더 브라운과 단팥빵 전문점 서울연인단팥빵 및 궁중떡 명가 비원떡집, 머시주스, 질소아이스크림의 대표주자 알래스카 랩 등을 인천공항에서 맛볼 수 있도록 했다.
또 아모제는 고메 디저트를 시작으로 한식과 분식 등 K-푸드와 식사를 즐길 수 있는 소문, 오므토 토마토 다이닝, 포베이, 델리스푼, 하이네켄 바 등을 선보이며 트렌디한 공간으로 꾸밀 계획이다. 아모제 측은 “외식 트렌드를 반영해 인천국제공항의 핫플레이스가 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지만 유행 주기가 짧은 디저트의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박민정 기자 mmjj@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