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전은 故박정희 대통령의 지시로 건립해 1977년에 개관했다. 신라 삼국통일의 위업을 기리고, 민족의 최대 숙원인 남북통일에 대한 염원을 담고 있는 곳이다.
그러나 박정희 대통령 서거 이후 통일전은 사실상 방치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매년 10월 7일(신라가 매초성 전투에서 당나라를 격퇴한 날을 양력으로 환산 한 날) 통일전에서 거행해 온 ‘통일서원제’도 85년 부터는 정부인사의 발길이 뚝 끊어진 채, 경주시 주관으로 조촐하게 치러져 왔다.
이러한 통일전을 김 지사가 전격적으로 방문한 데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함축돼 있다.
무엇보다, 광복 70년, 분단 70년을 맞은 금년을 통일준비의 원년으로 삼자는 강한 메시지가 담겨있다. 아울러 지방정부 차원에서 통일공감 분위기를 앞장서 확산시키겠다는 확실한 의지도 실려 있다.
실제로, 이날 김 지사는 참배를 마치고 그 동안 경북도가 준비해 온 ‘통일공감 프로젝트’에 대해 브리핑을 했다.
이날 김 지사가 밝힌 경북도 차원의 통일준비는 3+3전략으로 요약된다. 남북 교류협력과 통일공감대 확산을 위해 총 6개의 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먼저, 남북 교류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3대 전략으로써는 ▴남북 교류협력 기금 확대, ▴남북 교류협력 100인 네트워크 구축, ▴남북 독도‧실크로드 파트너십 추진 등을 제시했다.
김 지사는 “현재, 5억 원에 불과한 경상북도의 남북 교류협력 기금을 2020년까지 100억 원으로 확대하겠으며, 이러한 기금조성에는 시군도 함께 참여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그는 “북한과 긴밀한 국내외 지도자, 해외자문위원 등을 대상으로 100인 네트워크를 구성해서 남북 지자체 간의 교류 활성화를 추진해 나가겠다”며, “이미 이희호 여사, 탈렙 리파이 UNWTO 사무총장 등 많은 인사들이 경북의 남북교류를 적극 돕고 있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이날 김 지사는 “실질적인 남북 간 교류를 위해서는 양측이 가장 이해관계에서 자유로울 뿐만 아니라, 공동의 관심사인 독도와 실크로드를 축으로 파트너십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북 공동 독도 학술회의 및 실크로드 탐사 실시, ‘실크로드 국제문화포럼’ 남북 공동참여 등을 예로 들었다.
통일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확산을 위한 3대 전략도 내놨다. ▴‘통일서원제’ 국가행사 격상, ▴통일공감 포럼 운영, ▴통일공감 아카데미 가동 등이다.
우선, 경북도와 경주시는 매년 10월 7일에 치러 온 ‘통일 서원제’를 행정자치부 또는 통일부가 주관하는 국가행사로 격상을 추진한다.
아울러, 국내외 정치‧문화‧경제 전문가 등 50명을 내외로 하는 통일공감 포럼을 운영할 방침이다. 포럼은 통일연구‧통일교육‧통일소통‧통일확산 등 4개 분과로 나누고, 국제학술회의, 통일원탁회의, 사이버통일광장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병행해 나갈 계획이다.
통일공감 아카데미는 전국의 대학생, 중고생 등을 대상으로 한 통일교육 프로그램을 보급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1만 통일인재, 10만 사이버 통일지킴이를 양성하겠다는 것이 그 목표다. 우선은 기존의 통일전과 화랑교육원을 활용하되, 장기적으로는 국립기관인 ‘대한민국 청소년 통일교육원’을 유치해 연중 상시적인 교육체제를 구축하겠다는 것이 경북도의 복안이다.
현재, 정부는 서울 강북구의 ‘통일부 통일교육원’과 경기 연천군의 ‘통일부 한반도 통일미래센터’를 운영 중에 있다.
이날 김관용 도지사는 “경북은 한반도 최초의 통일과업을 완수한 통일신라의 혼이 서려 있는, 통일의 성지와도 같은 곳이다”며, “이제 70년 분단의 역사를 극복하는 데에도 우리 경북이 그 중심에 서고자 한다”며 의지를 나타냈다.
그러면서 그는 “통일은 서로의 신뢰와 이해가 전제돼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공감이 그 첫걸음이다”며, “거창한 사업보다는 지방정부 차원에서 실천 가능한 국민적 공감대 확산, 남북 지자체간 교류협력에 중점을 두고, 비록 힘들고 어렵겠지만 후손들에게 부끄럽지 않게 차근차근 통일에 대한 준비를 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동주 기자 ilyo8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