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에서도 비슷한 관측이 나오고 있다. 통상 친노라 하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중심으로 여러 세력이 합쳐진 연합체다. 문 대표는 노 전 대통령과 오래전부터 변호사 생활을 같이 해온 동지적 관계다. 문 대표를 중심으로 한 법조계 인사들이 친노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이밖에 이해찬·한명숙 전 총리 등도 각자의 세력을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 문 대표만이 정치 전면에서 활동하고 있는 터라 친노에서 친문으로의 재편 가능성이 점쳐지는 것이다.
문재인 대표, 안희정 지사
문 대표 측은 이러한 양상이 차기 대선주자로서의 입지를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친노 진영의 한 의원은 “문 대표에게 친노 꼬리표는 양날의 검이다. 극복해야 할 대상인 동시에 적절히 활용할 필요도 있다. 그런 측면에서 봤을 때 문 대표에게 지금은 좋은 기회다. 친노 주자임을 굳건히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친문’을 확실히 다질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여의도 주변에선 문 대표의 이러한 독주가 친노 내부에서 제동이 걸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친노계의 또 다른 잠룡으로 꼽히는 안희정 충남지사가 언제든 급부상할 수 있는 이유에서다. 특히 문 대표를 달가워하지 않는 몇몇 친노 의원들이 안 지사를 ‘문재인 대항마’로 내세워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의 친노 의원은 “한 전 총리 선고 이후 친노가 중대한 갈림길에 선 것은 맞다”면서 “문 대표의 굳히기냐, 아니면 안 지사의 역전이냐를 살펴보는 게 관전 포인트”라고 귀띔했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