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대 국회의원들의 겸직사례가 이전 국회와 비교해 크게 늘었다. 문제는 상임위와 직접 관련 있는 직책을 갖고 있거나, 겸직신고를 제대로 안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는 점이다. | ||
'일요신문'이 단독 입수한 ‘17대 국회의원 겸직 현황(2005년 7월5일 현재)’에 따르면 17대 국회의원 2백99명 중 의원직과는 별개의 직책을 가지고 있다고 신고한 의원은 총 1백37명(45.8%). 15대 국회의 99명(36.3%), 16대 47명(17.2%)과 비교할 때 크게 증가한 수치다.
그러나 이 수치도 전부는 아니다. 겸직신고를 하지 않은 의원 중 상당수 의원들이 실제로는 크고 작은 직책을 맡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기 때문. 겸직신고가 강제조항이 아니라는 점을 악용한 불성실 신고사례는 그 수를 헤아리기도 어려울 정도다. 게다가 일부 의원들은 소속 상임위의 직무와 직접 연관된 직책을 겸하고 있거나 특정 기업 또는 이익단체의 고문, 사외이사 등을 맡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중반전으로 치닫고 있는 17대 국회, ‘의원님’들이 펼치는 다양한 ‘투잡스’의 세계를 들여다봤다.
17대 국회의원들의 겸직신고 현황은 국회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제공받은 자료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자료를 통해 확인한 결과 현직 의원들 중 가장 많은 겸직을 신고한 의원은 울산 동구 출신의 무소속 정몽준 의원이었다. 정 의원은 대한축구협회 회장을 포함 총 9개의 겸직을 신고, 17대 국회의원 중 가장 바쁜 국회의원 1위에 올랐다. 그 뒤를 이은 사람들은 6개의 겸직을 신고한 박병석, 최성, 홍미영, 홍재형 의원과 5개를 신고한 김원웅, 장영달 의원이었다. ‘톱 7’ 중 6명이 열린우리당 의원들이라는 점이 우선 눈길을 끈다.
한나라당 의원 중에는 김덕룡 의원이 (사)민주화추진협의회 공동회장을 포함한 총 5개의 겸직을 신고해 1위를 기록했고 민주당 이정일 의원도 골프장인 클럽900CC 회장을 비롯한 4개의 겸직을 신고해 민주당 ‘넘버 1’을 기록했다. 제3당인 민주노동당은 단 한 명의 의원도 겸직신고를 하지 않았다.
한편 법사위 소속의 열린우리당 우윤근 의원의 경우 도로공사와 토지공사 법률고문을 포함 총 8개의 겸직을 가지고 있었으나 최근 급여를 받아온 4개의 직책을 사퇴한 후 현재는 4개의 명예직에만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변호사/대학/학원
겸직을 신고한 의원 중 변호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국회의원은 총 51명. 그리고 그 중 12명이 법사위 소속이었다. 15명의 법사위원 중 변호사 자격증이 없는 사람은 단 3명(이은영 김성조 노회찬)에 불과했다.
대학 부교수 이상 출신은 모두 15명이었고 그들은 모두 현재 휴직 상태였다. 겸임교수나 초빙교수를 맡고 있는 의원(23명)을 합하면 대학에 적을 두고 있는 의원수는 무려 38명이나 된다. 특히 대전 서구갑이 지역구인 열린우리당 박병석 의원은 대전지역의 6개 대학에서 겸임교수나 객원교수를 맡고 있어 눈길을 끌었고 2개 대학 이상에서 겸임교수 등을 맡고 있는 의원도 2명(박기춘 원혜영)이 있었다. 단국대 법학과 교수 출신의 열린우리당 김종률 의원은 신고되지는 않았지만 현재 휴직중인 사실이 확인됐다.
기업/자영업/체육관련
기업에 적을 둔 의원들도 많았다. 산업자원부 장관을 지낸 재경위 소속 신국환 의원은 삼정KPMG의 고문과 (주)소디프신소재의 사외이사를 맡고 있고, 열린우리당 신중식 의원은 (주)수훈복지의 고문과 (주)금호생명보험의 사외이사로 등재돼 있다.
같은 당의 장복심 의원은 서울 압구정동에 위치한 태양약국의 대표를 맡고 있으며 김춘진 의원은 서울 영등포에서 운영중인 독일치과의원 원장을 맡고 있다. 전남 여수의 주승용 의원과 경기 남양주을의 박기춘 의원도 각각 목재회사인 (주)화성산업과 골재채취업체인 (주)영금기업의 대표이사와 이사를 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을 지낸 재정경제위원회 소속 김진표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은 이익단체인 한국세무사회의 고문을 맡아오다 최근 사직했다.
한나라당의 경우 김양수 의원이 (주)유림건설 고문, 김학송 의원은 대광공업사 사장을 맡고 있으며 남경필 의원도 (주)경남흥진 공동사업자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또 심재엽 의원은 (주)심로악기 회장, (주)코오롱상사 사장 출신의 이상득 의원은 같은 회사에 비상근 고문으로 등재되어 있었다.
의원들이 신고한 직책 중에는 눈길을 끄는 것들도 많았다. 한나라당 김양수 의원은 부친이 설립한 (재)창암장학회를 지난해부터 물려받아 이사장을 맡아오고 있고, 유정복 한나라당 의원은 자신이 설립한 (재)김포장학회의 이사장을 맡고 있다. 또 열린우리당 김낙순 의원은 코미디언 심형래씨와 함께 영화 <용가리>로 유명한 (주)영구아트무비를 설립, 공동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강재섭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현재 밀알장학회 이사를 맡고 있다. 1953년 만들어진 이 재단 출신 중에는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 박범진 장기욱 전 의원 등 걸출한 정치인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강 의원은 현재 매년 5백만~1천만원 정도의 장학금을 이 장학회에 내고 있다.
체육관련 겸직 의원들도 많았다. 무소속 정몽준 의원이 대한축구협회 회장과 FIFA 부회장을 맡고 있는 것을 시작으로 열린우리당 이종걸 의원은 대한농구협회 회장, 안민석 의원은 대한태권도협회 이사, 장영달 상임중앙위원은 국민생활체육배구연합회의 회장을 겸직하고 있으며, 홍재형 의원은 국민생활체육 청주시축구연합회 고문과 국기원 고문이다, 한나라당도 남경필 의원과 홍문표 의원이 각각 한국아이스슬레지하키협회 회장과 국민생활체육전국생활체조연합회 회장을 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임위 관련 겸직 현황
이름 | 소속정당 | 지역구 | 상임위 | 겸직내용 |
김재경 | 한나라당 | 경남 진주을 | 법사위 | 김재경 법률사무소(변호사) |
김춘진 | 열린우리당 | 전북 고창·부안 | 보건복지위 | 독일치과의원(원장) |
남경필 | 한나라당 | 경기 수원팔달 | 정무위 | (주)경남흥진(공동사업자) |
박기춘 | 열린우리당 | 경기 남양주을 | 행자위 | (주)영금기업(이사) |
신국환 | 무소속 | 경북 문경·예천 | 재경위 | 삼정KPMG(고문), (주)소디프신소재(사외이사) |
양승조 | 열린우리당 | 충남 천안갑 | 법사위 | 양승조 법률사무소(변호사) |
우윤근 | 열린우리당 | 전남 광양·구례 | 법사위 | 법무법인 유·러(변호사) |
윤호중 | 열린우리당 | 경기 구리 | 건교위 | (주)에어윈도우(수석고문) |
이원영 | 열린우리당 | 경기 광명갑 | 법사위 | 법무법인 아산(대표변호사) |
이정일 | 민주당 | 전남 해남·진도 | 농림해양수산위 | 클럽900CC(회장) |
장윤석 | 한나라당 | 경북 영주 | 법사위 | 장윤석 법률사무소(대표변호사) |
정성호 | 열린우리당 | 경기 양주·동두천 | 법사위 | 정성호·원희석 법률사무소(변호사) |
정몽준 | 무소속 | 울산 동구 | 교육위 | 학교법인 현대학원(이사장), 학교법인 고려중앙 학원(재단이사), 학교법인 울산공업학원(이사장) |
주승용 | 열린우리당 | 전남 여수을 | 건교위 | (주)화성산업(대표이사) |
주성영 | 한나라당 | 대구 동구갑 | 법사위 | 주성영 법률사무소(변호사) |
주호영 | 한나라당 | 대구 수성을 | 법사위 | 주호영 법률사무소(변호사) |
최용규 | 열린우리당 | 인천 부평을 | 법사위 | 최용규 번호사 사무실(변호사) |
최재천 | 열린우리당 | 서울 성동갑 | 법사위 | 법무법인 한강(대표변호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