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7월 31일 박영선 원내대표가 전격 정계은퇴를 선언한 손학규 상임고문을 영접하고 있다. 일요신문 DB
박 의원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과의 인터뷰에서 “옷에 곰팡이가 묻으면 아무리 빨아도 잘 지워지지가 않는다. 저는 ‘곰팡이론’을 ‘반드시 사라져 가는 곰팡이’라고 해석하기보다는 ‘지워지지 않는 곰팡이론’이다”라면서 손 전 대표의 복귀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전계완 정치평론가는 박 의원이 ‘비문재인 결집’을 주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안철수, 김한길 등 전직 대표들은 자신도 책임을 지고 물러난 전적이 있기 때문에 문재인 대표 책임론을 주장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따라서 박 의원이 페이스메이커 또는 메신저나 허브 역할을 하면서 비문 결집에 나섰다”며 “박 의원은 신당 창당 가능성을 드러내 놓기보다는 지도부 교체를 영순위로 놓고 싸울 가능성이 높다. 또한 지금의 지도부 교체 싸움이 신당창당을 위한 동력확보를 위한 움직임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친노 진영에서는 손 전 대표의 복귀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고 있다. 손 전 대표를 평가절하하는 반응도 있었다. 친노계 전직 의원은 “흘러간 물로 물레방아를 돌릴 수는 없다. 손 전 대표는 이미 정계 은퇴를 끝으로 국민들에게는 끝난 카드다. 추억이 그리워 첫사랑을 다시 만난다고 해도 실망만 안고 돌아서는 게 다반사다”라며 “세상은 지금 강력한 리더십을 요구하고 있는데 손 전 대표는 그 요구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손 전 대표는 지난 8월 박상천 전 민주당 대표 상가를 찾았다가 공교롭게도 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 김부겸 전 새정치연합 의원과 합석하게 되면서 입길에 오른 전적이 있다. 손 전 대표가 이들과 함께 신당창당을 모색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던 것이다. 그러나 손 전 대표는 이러한 가능성에 난색을 표한바 있다.
이처럼 신당설이 잊힐 만할 때 다시 손 전 대표 ‘역할론’이 제기되자 측근 그룹에서는 당황하는 눈치다. 조용히 토굴에서 은거하고 있는 손 전 대표의 실제 모습과 달리 정치 욕심을 부린다는 이미지가 덧씌워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손 전 대표의 한 측근은 “손 전 대표가 복귀해 내년 총선을 염두에 둔 신당 창당을 할 가능성은 없다”라면서 “손 전 대표가 비노계 수장이 돼 친노와 싸우기 위해 토굴에 들어간 것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손 전 대표의 복귀가 최소한 연말은 지나봐야 그 가능성을 점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전계완 정치평론가는 “박 의원이 손 전 대표를 부른 것은 새정치연합에 손 전 대표의 역할이 절박하게 필요하다는 반영이다”라며 “손 전 대표의 실제 등판 여부는 비관적이다. 당내 비문 진영의 필요성보다 국민적 요구가 확인될 때에만 손 전 대표가 복귀할 수 있고 그 시점은 연말을 지나봐야 알 수 있다”고 관측했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