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여진이 <야심만만>에 이어 <트렌드리포터 필>의 MC로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다. 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 ||
김태진(김): 요즘 <트렌드리포트 필> 너무 잘 보고 있어요. 우리나라에서 보기 힘든 럭셔리 프로그램인데 MC로선 어떠세요?
최여진(최): 재밌죠. 아무래도 패션에 관심을 갖고 계시는 분들이 많은데 우리가 유행을 좀 더 빨리 캐치해서 알려드리니까요. 섭외 받자마자 바로 하고 싶다고 답했을 정도에요.
김: <야심만만>에 이어 이번엔 <트렌드리포트 필> MC인데 연기 외에 MC 활동에도 욕심이 많아 보여요.
최: 배우만큼이나 MC 활동도 욕심이 나 한 걸음씩 준비해 나가고 있어요. 사실 연예 정보 프로그램 MC를 꼭 한 번 해보고 싶은데 자리가 잘 나지도 않고 나와도 빨리빨리 차더라고요.
김: <트렌드리포터 필>은 다소 공격적인 프로그램이에요. 특히 ‘워스트 패셔니스트’를 선정하는 과정에선 쓴 소리도 마다하지 않아야 하는 데 카메라 앞에서 동료들의 패션 감각을 얘기하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최: 그렇죠. 저 같은 경우엔 연차도 얼마 안 돼 선배님들이 더 많은데 그분들 패션감각을 지적해야 하니까. 사실 워스트가 아닌데 워스트로 뽑히는 경우도 있지만 프로그램이니까 어쩔 수 없잖아요. 그럴 때마다 너무 힘들어요.
김: 특별히 미안한 감정을 갖는 사람도 있겠어요.
최: 다 미안해요. 방송이기 때문에 베스트와 워스트를 분명하게 찍어줘야 하는 데 사실 패션이란 게 보는 관점에 따라 달라지잖아요. 패션이라는 게 정답은 없으니까. 그 미묘한 차이 때문에 아리송해서 워스트로 뽑히는 분들이 많아요.
김: 친한 연예인이 워스트로 뽑혀 항의 받는 일도 있었나요?
최: 아직까진 연락하고 지내는 가까운 사이의 연예인 가운데 워스트로 뽑힌 분은 없었는데 이번 주 대본에 처음으로 친한 연예인 이름이 올라 있어 고민이에요.
김: 저는 뭐 나쁘지 않죠?
최: 아! 괜찮아요. 봄에 어울리는 컬러풀한 의상이네요.
(김태진 리포터의 옷차림이 매우 화사해 보였다. 이날 그는 소녀시대 인터뷰를 마친 뒤 최여진 인터뷰 장소에 왔는데 사실 소녀시대를 의식해 최대한 화려하게 입은 것이라고 한다.)
김: 최여진 씨한테 인정받으니까 진짜 옷 잘 입는구나 싶은 생각이 드네요. 고마워요. 이제 얘기를 배우 활동으로 옮길게요. 그동안 맡아온 캐릭터들이 다 뭐랄까….
최: 강하죠!(웃음)
김: 무난한 캐릭터는 아니었잖아요. 그런 역할이 자주 오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세요?
최: 제 이미지 때문인 것 같아요. 전형적인 예쁜 여자 배우 얼굴이 아니고 개성이 강하고 도도하고 당당해 보이는 느낌이라서 주로 그런 역할이 주어지나봐요.
김: 게다가 하나같이 돈에 대한 집착이 강해요. 그런 극중 캐릭터의 돈에 대한 집착이 이해되는 편이에요?
최: <황금신부>나 <미안하다 사랑한다> 경우처럼 사랑하는 사람을 버리고 부잣집에 시집가는 경우는 정말 이해가 안 되죠. 전 돈에 욕심을 내서 뭘 하고 그러진 않거든요.
김: 그럼 돈을 받지 않고서라도 일 할 수 있다는 얘긴가요?(웃음)
최: 노 페이요? 음~ 좋은 거라면. 그만큼 가치가 있는 거라면. 돈을 아무리 많이 줘도 아니다 싶으면 과감히 버리고.
최: <황금신부> 중반까지만 해도 연기한 뒤 두통약을 먹어야 했을 정도였어요. 워낙 복잡한 아이라 연기하고 나면 머리가 아프더라고요.
김: 주변 사람들로부터 욕 많이 먹었죠?
최: 그럼요. 이번에 <황금신부>를 하면서 어머니 세대의 시청자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반면에 욕도 많이 먹었어요. 어떤 할머니는 욕하면서 막 때리려고 하시더라고요. 하긴 제가 드라마 볼 때도 제가 나오는 장면에선 욕하면서 봤어요.
김: 지금까지 출연했던 작품 가운데 가장 애정이 가는 작품은 뭔가요?
최: 제가 출연한 드라마는 모두 소중해요. 모두 애착을 가지고 임했고 나름 시청률도 좋았거든요. 첫 작품이었던 <미안하다 사랑한다>는 정말 행운의 작품이었어요. 그리고 많이 느끼고 연기를 배울 수 있었던 작품은 <황금신부>예요. 이 드라마를 통해 연기자로 인정을 받은 것 같아 개인적으로 고마운 작품이기도 하죠.
김:
최:
김: 언젠가 영화제에서 영어로 자기 소개했던 게 굉장히 강한 인상으로 남아있어요.
최: 외국 분들에게 우리나라 배우들을 소개하는 자리였는데 제가 영어를 하니까 영어로 얘기하는 게 매너라고 생각했었어요.
김: 그때 정말 멋있었어요. 가끔 연예인들이 너무 적극적이지 못한 모습을 보여 실망스럽기도 했는데 여진 씨는 아주 당차 보였거든요. 그건 그렇고 착한 역할에 대한 욕심도 생기지 않나요?
최: 해보고 싶죠. 그런데 선뜻 시켜 주실지(웃음)….
김: 어떤 역할 해보고 싶으세요?
최: 솔직히 착한 역할도 관심 있지만 퓨전사극 같은 데서 여전사 역할도 해보고 싶어요. 또 상큼발랄하고 매력적인 로맨틱 코미디에도 출연하고 싶고.
김: 2001년 슈퍼 엘리트 모델 선발대회로 데뷔했는데 동기 가운데 잘된 분들이 많아요.
최: 한예슬 한지혜 소이현 김빈우 공현주 그리고 저.
김: 동기들끼리 보이지 않는 라이벌 의식 같은 게 있을까요?
최: 당연히 있겠죠. 예슬이 언니랑 지혜가 먼저 방송 활동을 시작했는데 둘은 친하지만 그만큼 또 라이벌이에요. 그래도 함께 잘 돼 둘은 서로 자주 연락하고 지낸다더라고요.
김: 그들이 방송 활동을 시작할 때 여진 씨는 모델 활동을 먼저 시작했잖아요. 이제 모델은 다시 안하세요?
최: 하고 싶죠. 방송 데뷔 초기엔 모델 이미지가 마이너스일 것 같아 자제했는데 지금은 너무너무 하고 싶어요.
김: 가수 데뷔한다는 소문도 있어요.
최: 아니에요. 다만 나중에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있어요.
김: 우와. 개그맨 빼고는 다 해보고 싶다는 얘기네요.
최: 개그도 사실…. 어릴 때는 제게 조금 엽기적인 모습이 있어 주변에서 개그맨 하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아무래도 개그는 제가 좀 많이 딸릴 것 같네요.
김: 시간이 허락 될 때 연애를 많이 하지 않나요. 어떤 스타일 좋아하세요?
최: 저를 따뜻하게 안아줄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어요. 제가 차가워 보이고 마음도 많이 닫아놨지만 의외로 여리거든요. 그 문을 열어줄 사람이 필요해요. 근데 이렇게 얘기하는 게 조금 이기적이긴 하죠. 날 다 이해해달라는 거니까.
김: 아직 못 만나셨나요?
최: 음~ 그런가 봐요(웃음).
김: 오늘 인터뷰 재밌었고요. 이게 덕담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다음 작품에서도 악역이라면 더 많이 욕먹길 바라요.
최: 안돼요! 그러다 CF 다 떨어져요~(웃음).
정리=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