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결혼식은 서울시 관할 관공서, 야외예식장 등에서 예식이 이루어지는데 별도의 꽃 장식을 하지 않고 들꽃 등 자연과 함께 하는 ‘자연결혼식’을 표방한다. 음식 역시 피크닉 도시락이나 친환경 뷔페 등으로 마련해 음식물 쓰레기를 최대한 줄이는 ‘클린결혼식’으로 치러진다. 하객도 100명 내외의 소규모 결혼식을 추구한다.
들꽃결혼식에 참여하는 예비부부들에게는 다양한 혜택이 제공된다. 우선 결혼식장 대여비와 꽃장식 비용 등이 들지 않는다. 결혼식장과 관련해 가장 비용이 많이 드는 부분은 아무래도 식대인데 피크닉 도시락이나 친환경 뷔페로 진행되는 만큼 그 비용도 일반 결혼식에 비해 매우 저렴하다. 현재 서울특별시 녹지사업소 중부공원관한 남산공원과 용산가족공원, 서원밸리 서원아트리움 등이 들꽃결혼식 장소로 준비돼 있다.
결혼식 과정에서 또 한 가지 중요한 부분은 ‘스드메’라 불리는 웨딩 사진과 웨딩드레스, 그리고 메이크업이다. 이 부분은 서울시 결혼문화협동조합 조합원들이 재능기부 형태로 돕는다. 이를 통해 일반적인 결혼식의 스드메 비용에 비해 매우 저렴한 비용만 내면 된다. 또한 협찬 및 후원사에서 다양한 물품을 예비부부를 위해 준비하고 있기도 하다. 첫 번째 들꽃결혼식을 치르는 예비부부를 위해서는 GS편한세상이 음식물처리기를 협찬했다. 이런 협찬 물품은 예비부부가 소정의 기부금만 내고 가져가게 된다.
들꽃결혼식의 또 다른 의미는 나눔과 기부다. 서울시 결혼협동조합 조합원들과 후원사와 후원인들이 들꽃결혼식을 위해 후원금을 기부한다. 또한 일반인 기부도 함께 받을 계획이다. 이를 통해 조성된 기금은 미혼모 가정과 국내입양기관 등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에 기부되는데 들꽃결혼식을 치른 부부의 이름으로 기부된다.
이처럼 들꽃결혼식 참가 예비부부에겐 다양한 혜택이 제공된다. 기본적으로 결혼식장부터 스드메까지 결혼식 과정 전반을 서울시 결혼문화협동조합에서 담당해준다. 다만 결혼식의 테마를 정하는 과정에는 예비부부가 참여한다. 결혼식의 의미를 살리는 과정은 예비부부가 함께 하지만 결혼식 전반의 준비 과정은 서울시 결혼문화협동조합이 진행해 주는 것. 결혼식 준비 전반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며 일반 결혼식에 비해 비용도 저렴하다. 게다가 들꽃결혼식을 치른 부부의 이름으로 좋은 곳에 기부까지 이뤄진다.
그렇지만 들꽃결혼식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형식적이고 고비용인 결혼문화에서 허례허식을 줄이고 결혼의 본질적인 의미를 되살린다’는 의미에 충실해야 한다. 하객이 100명 내외의 소규모 야외 결혼식을 치르며 꽃장식이나 호화로운 식사 등이 배제된다. 대신 들꽃과 함께 하는 소규모 클린 결혼식이 된다.
첫 번째 들꽃결혼식은 오는 10월 25일 시민청 예식으로 치러진다. 법무법인 세한과 서울디지털대학교 홍석기 교수 등이 후원금을 내놓고 후원에 이름을 올렸다. 또한 GS편한세상과 도화드라이브, 가을정원 등도 후원사에 이름을 올리며 좋은 뜻에 함께 했다.
법무법인 세한의 송영천 대표변호사는 최근 딸을 결혼시켰는데 그 역시 하객 200여명의 작은 결혼식을 치렀다. 엄청난 하객이 모이는 호화로운 대규모 결혼식이 가능했지만 송 변호사는 작은 결혼식을 선택했고 그만큼 뜻 깊은 결혼식이 됐다. 평소 이런 작지만 의미 있는 결혼식에 대한 생각이 남달랐던 송 변호사는 기쁜 마음으로 들꽃 결혼식에 후원으로 동참했다고 한다.
서울시 결혼문화협동조합의 조완주 이사장은 “들꽃결혼식은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기보단 간소하지만 개성 있는 ‘나를 위한 결혼식’을 표방하고 있다”면서 “공모를 통해 들꽃결혼식 희망자의 사연을 취합해 취지에 맞는 커플을 선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는 10월 첫 번째 들꽃결혼식을 치른 뒤 서울시 결혼문화협동조합은 내년부터는 매달 들꽃결혼식을 치를 계획을 세우고 희망 예비부부를 모집하고 있다. 들꽃결혼식에 공모는 현재 서울시 결혼문화협동조합 홈페이지에서 이뤄지고 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