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전북도와 고창군에 따르면 문화재청은 이날 5세기 백제시대 무덤으로 추정되는 ‘고창 봉덕리 고분군’을 국가지정문화재인 사적 제531호로 지정했다.
고창 봉덕리 고분군은 모두 4기의 고분이 자리하고 있으며, 전북 도내 최대 규모의 분구묘다.
[일요신문] 전북 ‘고창 봉덕리 고분군’이 국가지정문화재인 사적 제531호로 지정됐다. 24일 문화재청은 5세기 백제시대 무덤으로 추정되는 ‘고창 봉덕리 고분군’을 국가지정문화재인 사적 제531호로 지정했다. 고창 봉덕리 고분군 전경. <문화재청 제공>
전북 고창군 아산면 봉덕리에 있는 분구묘는 자연구릉의 네 사면을 깎고 정지하여 방대형의 기본 분형을 조성하고, 그 상부에 석실의 축조와 동시에 분구를 성토하여 축조했다.
이러한 고분축조 방법은 영산강유역을 비롯한 마한·백제지역에서 확인된 바 없는 매우 독특한 분구 축조법이다.
봉덕리 고분군은 분구묘(墳丘墓) 4기로 이뤄져 있다. 분구묘는 흙이나 돌을 이용해 봉분과 같은 분구를 조성하고 그 위에 매장시설을 만드는 무덤 양식이다.
고창 봉덕리 고분군은 평지나 구릉에 조성하는 일반적인 분구묘와 달리 경사진 땅을 깎아 평평하게 한 다음 석실(石室)을 만들고 봉분을 쌓은 점이 특징이다.
고창 봉덕리 고분군 유구 분포. <문화재청 제공>
또 1호분과 2호분의 경계 지점에는 구릉을 파내 묘역을 명확히 구분했는데, 이는 마한과 백제 지역에서는 확인된 바 없는 기법이다.
이번에 사적으로 지정된 무덤은 4기 중 발굴조사가 끝난 1호분과 정밀지표조사, 정밀실측이 완료된 2호분이다. 두 무덤은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으며 보존상태가 양호한 편이다.
특히 동서 70m, 남북 52m, 최고 높이 9m인 1호분은 전북 지역에서 가장 큰 분구묘로 꼽힌다. 발굴조사 당시 석실, 옹관, 석곽 등 다양한 매장시설이 발견됐으며, 영산강 유역 마한 분구묘의 정통성을 잘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고창 봉덕리 고분군 1호분 4호 석실에서 나온 금동신발. <문화재청 제공>
고분군 1호분 4호 석실에서는 금동신발과 중국에서 생산된 청자 항아리 등 수장자가 당시 고창 지역의 최상위계층이라는 사실을 알려주는 유물이 나오기도 했다.
문화재청은 고창 봉덕리 고분군에 대해 “묘제(墓制)의 양상과 출토 유물 등으로 볼 때 백제 중앙과 지방의 관계, 중국이나 일본과의 대외 교류 관계를 살펴볼 수 있어 역사적·학술적 가치가 높다”고 말했다.
정성환 기자 ilyo66@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