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효도 1순위 ‘집’…원빈부터 혜리까지
한국에서 ‘집 장만’은 목돈이 생기면 가장 먼저 해야 할 1순위로 꼽힌다. 스타들도 예외는 아니다. 유명세를 얻고 수입이 늘어난 스타들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이구동성 ‘집 장만’이다. 대개 자신의 집보다 부모 집 마련이 먼저다.
원빈이 고향인 강원도 정선군에 부모님께 지어드린 단독 주택. 한국건축문화대상 본상까지 수상하며 화제를 모았다. 사진출처=이뎀도시건축
집 장만 효도 가운데서도 단연 눈에 띄는 스타는 원빈이다. 2008년 고향인 강원도 정선군에 단독 주택을 짓고 부모를 모셨다. 이 집은 그해 한국건축문화대상 본상까지 수상하면서 더욱 화제를 뿌렸다. 설계부터 인테리어까지 손수 작업한 원빈은 부모가 오랫동안 거주해온 옛집의 모습을 그대로 새 집에 옮겼다. 외관은 미국 베벌리힐스의 단독 주택을 연상케 할 정도로 현대적이지만 내관은 한국 전통가옥 분위기로 꾸민 이유는 평생 강원도에서 지낸 부모를 위한 선택으로 알려졌다. 연면적 387㎡의 이 집은 현재 강원도 명소로 통한다. 이뿐만 아니라 원빈은 5월 동료배우 이나영과의 결혼식을 고향인 정선군에서 할 정도로 부모를 생각하는 마음이 각별하다.
배우 조정석은 광고에 출연해 받은 돈을 차곡차곡 모아 가장 먼저 부모와 함께 살 집을 마련했다. 좀 더 편안한 환경에서 부모와 살고 싶다는 뜻이 작용했다. 2012년 영화 <건축학개론>에 출연하기 전까지 오랜 무명의 시간을 보낸 그는 영화로 유명세를 얻고 드라마에도 참여하며 수입이 늘자 가장 먼저 경기도 김포에 아파트를 마련해 어머니께 선물했다. 어린 시절 가정 형편이 어려웠던 그가 ‘돈 벌면 가장 먼저 하고 싶다’고 꼽아왔던 일이기도 했다.
아이돌 스타들 역시 약속이나 한 듯 부모의 집을 마련해주는 ‘효도’를 실천하고 있다. 불과 20대 초, 중반의 나이에 해외활동과 공연 등으로 상당한 수익을 거두는 이들이 가장 쉽고, 빠르게 할 수 있는 효도이자 저축이기도 하다.
대표적인 스타는 걸스데이의 혜리다. 지난해 MBC 예능 프로그램 <진짜 사나이>에 출연해 스타덤에 오른 뒤 10여 편의 광고 모델로 발탁되고 그렇게 10억 원 이상의 매출을 거두자, 서울 송파구에 30평대 아파트부터 마련했다. 그동안 자신의 뒷바라지하느라 고생한 부모를 생각해 집 장만을 서둘렀다.
왼쪽부터 수지, 박신혜, 혜리.
# ‘생계수단’ 마련…박신혜부터 수지까지
연예계를 대표하는 ‘효녀 딸’은 연기자 박신혜와 ‘국민여동생’ 수지다. 부모를 생각하는 마음이 각별하기로 유명한 이들은 부모가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는 터전을 마련했다.
박신혜의 부모는 서울 성내동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곱창이 주요 메뉴다. 일명 ‘박신혜 곱창집’으로 유명한 이 식당은 가수 이승기부터 배우 장근석과 이서진이 즐겨 찾는 맛집으로 통한다. 중학생 때 연기 활동을 시작한 박신혜는 최근 한 방송에 출연해 “10년 동안 번 돈으로 부모님께 곱창 집을 차려드렸다”고 밝혀 화제를 모았다.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박신혜는 틈만 나면 부모님의 식당을 찾아 일을 돕는다. 박신혜는 얼마 전 부모님이 휴가차 일주일 동안 식당을 비웠을 때는 손수 가게 일을 도맡기까지 했다. 식당 홍보에도 열심이다. ‘연예계 마당발’다운 인맥을 활용해 동료들을 초대하고, 사진을 찍어 SNS를 통해 적극적으로 알린다. 덕분에 이미 이 식당은 ‘연예인을 만날 수 있는 곱창집’으로 인정받는다.
그런가하면 전라남도 광주가 고향인 수지는 부모에게 커피 전문점을 선물했다. 수지가 데뷔할 무렵 그의 부모는 광주에서 작은 분식집을 운영하고 있었다. ‘떡볶이 집 딸’ 수지는 현재 10여 개 브랜드 광고 모델로 활동하면서 연간 수십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톱스타가 됐다. 중학생 때부터 주말마다 광주에서 서울을 오갔고 고등학생이 된 뒤로는 서울에서 혼자 생활한 수지가 부모에게 갖는 마음은 애틋할 수밖에 없다. 얼마 전 SBS <힐링캠프>에 출연해서는 부모를 떠올리면서 “언제나 냉정하게 나를 평가해주는 유일한 나의 편”이라고도 말했다. 수지가 부모에게 마련해준 커피 전문점은 이미 광주의 명소가 된 지 오래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수지는 아버지에게는 고급 승용차를 선물하기도 했다. 형제들이 편하게 생활할 수 있는 집도 손수 마련했다.
왼쪽부터 조정석, 권상우, 하정우.
# ‘돈’보다 ‘마음’…권상우와 하정우
권상우와 하정우는 소문난 효자다. 부모를 향한 애틋한 마음을 스스럼없이 드러내는 이들의 효도는 물질보다 마음이 앞선다. 그래서 주위를 더욱 훈훈하게 한다.
편모슬하에서 자란 권상우의 효심은 널리 정평이 나 있다. 그는 얼마 전 매입한 분당의 한 건물에 어머니의 이름과 생일을 딴 이니셜을 붙였다. 뿐만 아니라 권상우는 어머니와 여행도 자주 다닌다. 여행 기회가 적은 어머니를 배려한 그만의 효도법이다. 얼마 전에는 어머니, 형 내외까지 동행해 호주로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다. 여행비용을 전부 부담했음은 물론이다.
하정우의 부친은 알려진 대로 배우 김용건이다. 따로 사는 아버지를 만날 때마다 하정우는 모자부터 가방까지 세심한 선물을 준비한다. 청소년 시절 부모의 이혼을 경험한 하정우는 때마침 닥친 경제난으로 아버지가 힘겹게 일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자랐다. 과거 한 인터뷰에서 그는 “아버지가 빚을 갚는 데 꼬박 7년이 걸린 걸 기억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대학에 진학한 뒤에 과외 아르바이트를 통해 용돈과 학비를 직접 벌어 다닌 이유도 아버지에게 하는 작은 효도란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이해리 스포츠동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