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학생수 감소로 폐교 위기에 놓였던 한 시골학교가 전북 공교육모델로 우뚝 섰다. 화제의 학교는 10일 전북도교육청이 발표한 혁신학교로 유일하게 선정된 진안 장승초등학교(교장 이승수)이다. <전북도교육청 제공>
[일요신문] 한때 학생수 감소로 폐교 위기에 봉착했던 한 시골학교가 전북 공교육모델로 우뚝 서 주목을 받고 있다.
화제의 학교는 10일 전북도교육청이 발표한 혁신학교로 유일하게 선정된 진안 장승초등학교(교장 이승수)이다.
전북도교육청이 지난해 처음으로 선정한 혁신학교는 혁신학교 중에서 교육과정을 창조적으로 재구성하고, 학교혁신 연수원 기능을 담당하는 학교다.
말 그대로 전북혁신교육의 모델을 제시하는 학교를 말한다. 지난해는 전주 중앙초, 남원초, 군산 회현중 등 3개교가 지정됐다. 올해는 유일하게 장승초등학교가 선정됐다.
이 학교는 5년 전만 하더라도 학생수가 13명으로 줄어들면서 폐교 직전에 몰렸다.
그러자 이렇게 좌절할 수 없다며 교사들이 발벗고 나섰다.
이들은 폐교를 막기 위해선 학생 유입이 절대적이라고 보고, 진안읍내와 전주시내에서 학부모들을 초청해 ‘장승초를 이렇게 운영하겠으니 믿고 학생을 보내 달라’고 호소했다.
그 결과 학생 30명을 모아 가까스로 폐교를 막을 수 있었다. 교사의 열정이 학부모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이다.
이때부터 건물 2개, 교실 3칸의 초라한 장승초등학교에선 학교를 바꾸는 교사들의 실험과 도전이 시작됐다.
‘스스로 서서 서로를 살리는 장승 어린이’를 교육목표로 내걸고 ▴체험 중심의 교육과정 ▴민주적 의사결정 ▴공동체 문화학교 등 차별화된 교육과정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해마다 가을이면 4~6학년생들이 지리산을 등반하고 있는 것도 이 일환이다.
1학년 때는 너무 많이 걸어 다리를 아프다는 아이들도 2학년이 되면 제법 튼튼한 다리를 갖게 되는 게 장승초등학교다.
이 같은 장승초등학교의 교육철학은 다락과 온돌이 있는 교실, 운동장과 곧바로 연결된 교실 등 교사와 학부모들이 직접 설계한 건축 설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한때 학생수 감소로 폐교 위기에 놓였던 한 시골학교가 전북 공교육모델로 우뚝 섰다. 화제의 학교는 10일 전북도교육청이 발표한 혁신학교로 유일하게 선정된 진안 장승초등학교(교장 이승수)이다. <전북도교육청 제공>
점차 입소문이 나면서 학생들이 전입학해오고, 직접 이사까지 오는 이들이 생겨나면서 전교생은 현재 90명에 달한다.
병설 유치원을 포함하면 105명으로 5년이란 비교적 짧은 시간에 탈바꿈했다.
전북도교육청은 혁신학교를 신청한 장승초등학교에 대한 심사평에서 “교육과정이 단순 체험 형태가 아니라 미래사회를 살아갈 아이들의 삶의 힘을 키우는 방향으로 재구성하고 이를 수업에 녹여냈다”고 평가했다.
특히 심사위원들이 장승초등학교에 들어섰을 때 땅에 딱 붙어서 관찰하며 놀고 있는 아이들의 새까만 얼굴이 인상적이었다는 평도 덧붙였다.
장승초등학교의 강점은 특히 외부 학생 수의 수혈에만 의존하지 않고, 전입 인구를 늘리는 등 지역적 토대를 강화했다는 것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전북도교육청 관계자는 “장승초등학교는 학교를 살리니 마을이 살아나면서 이사 오는 이들이 생겨나는 등 지역사회 안착 형태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고 말했다.
정성환 기자 ilyo66@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