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몇해 전까지 나훈아 가족들이 살았던 주상복합건물. 여러 명의 한국 연예인이 이곳을 별장처럼 이용하고 있다고 한다. | ||
지난 2008년 1월 기자회견을 자청해 자신을 둘러싼 루머에 대해 직접 해명했던 나훈아는 지금 어디서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종종 컴백설이 들려오고 콘서트 계획이 잡혔다는 추측성 보도가 난무하고 있지만 2년 넘게 나훈아는 다시 세인들의 시선 밖에서 조용히 지내고 있다. 연예관계자들 사이에선 그가 하와이에서 지내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 까닭은 나훈아가 지난 83년 14세 연하의 신인가수 정해인과 결혼해 1남 1녀를 두고 있는데 가족들이 모두 하와이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하와이에서 여행 가이드를 하고 있는 권 아무개 씨는 “가족들이 최고급 주상복합건물에 살고 있어 활동이 없을 땐 나훈아 씨도 하와이에서 종종 시간을 보냈다. 그런데 문제의 기자회견이 있기 몇 달 전부터 하와이에서 나훈아 씨가 보이지 않았다. 그 후 가족들과 함께 시애틀로 이사를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나훈아의 근황을 전한다. 나훈아와 가깝게 지내던 지인을 통해 나훈아가 자녀들의 학교 문제 때문에 시애틀로 거처를 옮겼다는 소식이 현지 교민들 사이에 알려진 것.
눈길을 끄는 부분은 나훈아의 가족이 살았던 초호화 주상복합건물에는 여러 명의 한국 연예인이 소유주로 이름을 올려놓았다는 사실이다. 특히 중견 여자 연예인 L은 별장 용도로 구입해 활동이 없을 때마다 하와이를 찾아 그곳에서 휴식을 취하곤 한다. 다만 권 씨는 “연예인뿐 아니라 여러 한국인이 그곳을 구입했는데 전망이 그리 좋지 않아 집값이 많이 떨어졌다”면서 “미국인이나 일본인은 와이키키 인근 해변의 별장촌을 선호하는 데 반해 한국 연예인은 유독 폐쇄된 주상복합건물을 선호한다”고 얘기한다.
고 장진영 역시 생전에 하와이를 무척 좋아했다고 한다. 틈틈이 하와이를 찾아 휴식을 취하며 다른 연예인과 달리 해변에 위치한 별장을 구입하려 했다는 것. 그렇지만 최고급 별장 밀집지의 경우 거래가 거의 없어 원하는 집을 구입하지 못했다고. 그런 와중에 암 진단을 받아 투병에 들어가면서 결국 고인은 하와이에 별장을 구입하지 못했다. 권 씨는 “고인이 생전에 하와이를 자주 찾았고, 여행 가이드에 종사하는 교민들과 두루 친분이 있어 암 투병 소식을 듣고 많이들 안타까워했다”면서 “우리가 적극적으로 알아봐서 별장을 구입했다면 평소 좋아했던 하와이 해변에서 병마와 싸울 수 있었을 텐데”라며 참담한 심경을 내보였다.
▲ 왼쪽부터 정준호 엄정화 김윤진. | ||
하와이에서 유학생활을 했던 은지원에 대해 기억하는 교민은 많지 않았다. 반면 현재 은지원과 교제 중인 여자 친구 이윤희 씨, 그리고 그의 친동생으로 축구선수 이동국의 부인 이수진 씨 자매는 교민들 사이에서 상당히 유명했다. 자매가 모두 미스하와이 출신의 출중한 미인이기 때문이다. 은지원은 하와이 유학 시절 첫사랑 이 씨를 만나 사랑에 빠졌지만 가수 데뷔를 위해 한국으로 돌아오면서 자연스럽게 헤어졌다가 최근 다시 만나 열애 중이다.
요즘 하와이 교민들에게 가장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연예인은 엄정화와 김윤진이다. 엄정화는 몇 년 전 휴가차 하와이를 찾아 보여준 소탈한 모습이 교민들 사회에 화제가 됐다. 섬을 일주하며 다양한 관광지를 돌아본 엄정화는 관광지에 들를 때마다 한국인 관광객과 마주쳤는데 그 때마다 사인을 요구하거나 함께 사진을 찍어 달라는 관광객들의 요청을 조금의 거리낌도 없이 받아들였다. 그러다 보니 수십 명의 관광객과 연이어 사진을 찍어주기도 했다고. 하와이 현지에서 여행사를 운영 중인 박 아무개 씨는 “마치 그날 엄정화 씨가 일일 하와이 관광 홍보대사인 것 같았다”며 “현지 가이드 등 한국인 대상 관광업에 종사하고 있는 교민들이 엄정화 씨에게 진심으로 고마워하고 있다”는 얘길 들려줬다.
미국 드라마 <로스트>에 출연 중인 김윤진은 드라마 촬영을 위해 하와이에 머무는 시간이 많다. 현지 교민들에겐 미국에서 인기 있는 드라마에 한국 연예인이 출연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상당한 자부심을 느끼게 해주고 있다. 박 씨는 “김윤진 씨를 아울렛 등에서 종종 볼 수 있는데 인기 스타답지 않은 소박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면서 “촬영이나 휴가를 위해 하와이를 찾는 톱스타들이 많은데 대부분 한국 관광객과 마주치지 않으려 애를 쓰는 데 반해 김윤진과 엄정화는 달랐다”고 전한다.
톱스타 L 역시 하와이를 자주 찾는 편. 그러나 그는 완벽하게 한국인을 피해 다니기로 유명하다. 게다가 일본에서도 잘 알려진 터라 일본인 관광객까지 피해 다닌다. 그런 까닭에 외국인들이 주로 모이는 클럽이나 바를 주로 찾는데 매일 밤 새벽녘까지 술을 마시곤 한다고. L의 이야기를 들려준 박 씨는 새벽 서너 시까지 술을 마시고도 다음날 일정을 위해 아침 일곱 시에 멀쩡한 모습으로 호텔에서 나오는 모습을 보며 톱스타는 역시 뭔가 다르다는 생각을 했었다고 회상한다.
주영민 연예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