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전남지사가 지난달 9일 오전 도청 서재필실에서 실국장 토론회를 주재하고 있다. <전남도 제공>
[일요신문] 이낙연 전남도지사가 국민권익위원회 청렴도 평가결과 최하위권을 기록한데 대해 직원들 달래기에 나섰다.
이 지사는 14일 오전 도청 서재필실에서 실국장 토론회를 갖고 “전남도의 공직 청렴도 순위가 (지난해 13위 보다) 더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는 소식을 지난주 중국 출장 중에 들었다”며 “직원 여러분이 그러셨던 것처럼, 저도 큰 충격을 받았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지사는 “청렴도 조사 결과가 나온 직후 도청 공직자 일동의 명의로 담화가 발표됐는데 ‘지사는 잘하려 했는데 직원들이 잘못해 이런 결과가 나왔다’는 대목이 있었다”며 “이런 인식은 옳지 않고 직원 여러분께서는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오셨다는 것을 저는 잘 알고 잘못도, 책임도 저에게 있다”며 몸을 한껏 낮췄다.
담화문 발표 후 도청 노조 게시판에는 ‘공직자 일동’ 명의의 사과문이 책임을 전체 공무원들에게 전가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앞으로 남은 임기 동안 이 지사의 행정스타일이 어떻게 바뀔지 주목된다.
이어 이 지사는 “이번 조사결과는 아프지만, 그러나 우리 도청의 내부문화와 제 업무방식을 성찰할 소중한 기회가 됐다고 생각한다”며 “도정이 가야 할 방향과 원칙은 지키되, 도정을 추진하는 방식은 쇄신하겠다. 빨리 할 수 있는 것은 빨리 고치고, 시간이 필요한 것은 그만큼 시간을 들여 고치겠다”고 덧붙였다.
이 지사는 청렴도 향상 대책도 제시했다.
또 “청렴도 제고는 감사실에만 맡길 일이 아니라 여러 부서, 여러 직급의 직원들이 함께 논의하고 견인하는 특별기구를 가동해 도청 전체가 동참하도록 유도하겠다”며 “노조에게 역할을 요청하고 외부의 진단과 조언도 듣겠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근무평가를 보완하고 인사에서는 근무평가를 존중하되 합리적 기준과 비율을 정해 발탁을 확대하며, 적재적소 배치가 충실히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인사제도 개선을 약속했다.
또 이 지사는 “인사부서와 예산부서에 합리적 범위의 순환근무 제도를 도입하겠다”며 “이런 쇄신을 통해 도청 내부의 안정과 활기를 동시에 도모하고, ‘고인 물’과 소외지대가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도지사의 업무방식 변화도 언급했다.
이 지사는 ”업무 상당 부분을 실국장에게 맡기고 주말근무를 최소화해 직원들의 부담을 줄이겠다“며 ”직원들의 마음을 세심하게 살피고 청렴도 최하위권을 벗어나도록 더 생각하고 노력하겠다. 도청 직원과 도민들의 성원을 바란다“고 협조를 요청했다.
전남도는 지난 9일 국민권익위원회가 발표한 청렴도 측정 결과 지난해보다 3단계 하락해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중 16위를 기록했다.
이 지사가 취임 이후 청렴도 향상을 도정 최우선 과제로 삼아왔다는 점에서 ‘원인’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인사분야(직접경험)에서 0점을 받아 도청 안팎에서는 청렴 여부와 별개로 ‘깐깐한 스타일’의 이낙연 지사의 리더십에 상처를 안겼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성환 기자 ilyo66@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