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2월5일 정부청사에서 만난 정동영(오른쪽) 김근태 장관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 ||
여권에선 이번 전당대회를 여당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내부 경선의 ‘전초전’으로 규정짓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DY-GT가 ‘현 시점’에선 여당의 가장 유력한 차기 주자로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양 진영은 ‘전대 필승’을 자신하고 있다.
그런데 여권에선 DY-GT가 장관직을 그만두고 당으로 복귀하는 과정에서 상당히 고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 복귀는 바로 전대 출마를 의미한다. 두 사람으로선 자연히 전대 출마가 향후 자신들의 대권 행보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계산기’를 두드려볼 수밖에 없었던 것.
열린우리당의 한 재선 의원은 “이번 전대에서 선출되는 당 의장은 5월 지방선거에서 승리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안고 있다. 그런데 이미 알다시피 요즘 여당 지지율이 바닥을 헤매고 있고 이 같은 분위기가 지방선거까지 이어진다면 패배할 것은 자명하다. 그러다 보니 양 진영에서도 이번 전대에 출마해야 할지를 놓고 한동안 상당히 고심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DY-GT가 전대 출마를 결심했던 피치 못할 사정이 있었다는 후문이다. DY계로 분류되는 수도권의 한 초선 의원은 “당이 어려운 상황에서 이를 피한다면 기회주의자라는 오명을 씻을 수 없게 된다. 그럴 바에야 정면 돌파를 통해서 당과 함께 가는 스탠스(자세)를 취하는 게 낫다. 그래야만 2007년 당내 (대선 후보) 경선에서도 당원들로부터 지지를 받을 수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GT계인 호남 지역의 한 중진 의원도 비슷한 견해를 밝혔다. “지난 총선 승리가 탄핵정국으로 빚어진 결과라곤 하지만 첫 당의장이었던 DY의 역할도 적지 않았다. 당내에서 DY의 세가 강한 것도 부인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해서 당이 어려운 상황에서 GT가 장관 자리에만 연연할 수는 없는 것 아니겠느냐. 만약 DY가 당의장이 된다 해도 GT로서는 (전대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두 사람의 전대 출마는 ‘당을 위해 살신성인하고 있다’는 명분을 쌓기 위해서라도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해석이다.
한 당직자는 DY가 전대에 출마할 수밖에 없는 또 다른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GT는 장관을 그만둔다 해도 현직 의원이기 때문에 국회 의원회관 등을 드나들며 원내 활동을 할 수 있다. 하지만 DY는 사정이 다르다. 장관직을 그만두면 마땅히 갈 곳이 없다. 현직 의원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전대를 앞두고 당 차원에서 당사에 별도의 사무실을 마련해줄 수도 없는 것 아니냐. 어차피 DY로선 전대를 통해 당 의장이나 상임중앙위원 등 지도부로 복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진단했다. DY와 GT는 이 같은 정치적 셈법에 따라 전대 출마를 결심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
그런데 전대에서 누가 1등을 차지해서 당 의장을 맡든 여당에 대한 국민 지지도가 오르지 않는다면 5월 지방선거 결과는 ‘참혹’할 수도 있다. 실제로 요즘 여당에선 “이대로 가면 지방선거에서 백전백패할 것”이라는 자조 섞인 목소리를 심심찮게 들을 수 있다. 이 같은 우려가 현실화되면 당 지도부에 대한 ‘책임론’이 또 다시 불거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차기 당 의장에겐 크나큰 정치적 내상을 가져올 것이라는 게 여의도 정객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대권가도를 달리는 두 주자로선 이래저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김지영 기자 young@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