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인권을 지켜내고 정신적 영토를 확고히 다지는 동시에 오랜 세월 축적된 문화를 재창조하겠다는 굳은 의지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도시의 환경이 쾌적하고, 하천도 살아나고, 교통도 편해지는 도시는 아주 좋은 도시가 될 수는 있지만 사람 존중, 도시의 정체성, 문화의 재창조 없이는 위대한 도시로 나아갈 수 없다는 것이다.
시는 향후 전주형 주빌리은행 운영 등 인권이 존중되는 시스템을 갖추고 전주정신 정립, 미래유산지구 재생 프로젝트 등 문화의 재창조로 위대한 도시 전주 실현에 혼신을 다할 계획이다.
김승수 전북 전주시장이 11일 신년사에서 밝힌 ‘좋은 도시를 넘어 위대한 도시’로의 도약을 강조했다. 시는 향후 전주형 주빌리은행 운영 등 인권이 존중되는 시스템을 갖추고 전주정신 정립, 미래유산지구 재생 프로젝트 등 문화의 재창조로 위대한 도시 전주 실현에 혼신을 다할 계획이다. <전주시 제공>
◇ 왜 위대한 도시인가
좋은 도시는 일반적으로 신도시처럼 쾌적한 도시 환경과 살아 숨 쉬는 생태, 편리한 대중교통 등이 잘 갖춰져 시민들이 살기 편한 도시로 말한다.
하지만 좋은 도시를 위대한 도시로 평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전주시는 다른 도시와 똑같은 좋은 도시를 넘어 위대한 도시를 꿈꾸고 있다. 시가 꿈꾸는 위대한 도시는 ‘사람’을 중심으로, 그 도시만의 정체성이 확고하게 다져지고, 문화가 끊임없이 재창조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위대한 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인간에 대한 존중, 인간에 대한 사랑을 바탕으로 한 인권을 그 어떤 것보다도 중요한 가치로 보고 있다.
또한, 행정구역상의 도시의 정체성이 아니라,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시민들의 정체성, 정신적 정체성 등을 담고 있는 정신적 영토를 확고히 정립하고 공유하는 도시가 위대한 도시로 갈 수 있다는 것이다.
동시에, 깊고 넓은 문화가 퇴적돼 있는 도시가 위대한 도시로 나아갈 수 있다. 문화는 일상에서 나오는 인간의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신도시는 세월의 축적이 적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전주는 천년역사 속에서 엄청난 문화의 축적으로 새롭고 여러 갈래의 문화가 재창조되고 있다.
시는 이러한 조건을 토대로 시민들과 함께 좋은 도시를 넘어 위대한 도시의 꿈을 끼워나가겠다는 것이다.
◇ 위대한 도시 대표사업은
시는 이 같은 위대한 도시로 가기 위한 첫 걸음으로 시민 모두의 인권이 존중되는 시스템을 갖출 계획이다.
이를 위한 1단계로 인권팀 설치와 인권위원회 운영, 인권보장 및 증진 기본계획 수립 후 2단계로 전주시 인권센터 개소, 인권보호 관련 조사·발굴 등 인권도시 전주 프로젝트를 펼치기로 했다.
특히, 장기연체로 고통받는 서민들의 어려움을 덜어 주고자 서민 부실채권을 사들여 무상 소각해 채무자들의 빚을 탕감해 주는 전주형 주빌리 은행 운영과 금융복지상담을 통한 금융 취약자 지원 등 사회적 금융정책을 진행하기로 했다.
동시에, 전주형 복지시스템인 동네복지와 거주시설 장애인 탈시설화, 서민아파트 갈등해결 지원을 위한 특별조사팀 운영, 밥 굶는 아이없는 엄마의 밥상 2탄인 (가칭)어르신 반찬, 생활임금제 확대, 찾고·듣고·돕는 희망복지원단 운영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시는 또 지리적 영토는 물론 정신의 영토까지 공유하는 전주정신을 정립해 위대한 전주의 기저로 삼을 방침이다.
전주의 역사와 철학, 문학, 소리, 공예, 음식, 건축, 체육 등이 깊이 새겨져 있는 유·무형을 수집·정리하고 확산시켜 전주정신을 정립하기로 했다,
여기다 마을조사 등을 통해 전주와 관련된 다양한 기록물들을 모아 ‘전주정신의 숲(기록원)’을 설립할 예정이다.
나아가, 오랜 역사 속에서 축적된 문화의 재창조를 통해 대한민국 문화도시에서 위대한 세계문화도시로 발돋움해 나가기로 했다.
시민들의 마음속에 오랫동안 자리 잡고 있는 공간과 물건을 미래유산지구와 미래문화재로 보존하고 지켜내 위대한 전주로 나아갈 방침이다.
대표적으로, 근·현대 건축자산과 생활유산, 역사·문화자원 등에 대한 계획적 관리방안을 담은 ‘(가칭)미래유산지구 재생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전주한옥마을을 중심으로 한 전통문화 콘텐츠 확충, 국제슬로시티 재지정 등을 통해 전주의 문화를 지켜내고 재창조해 글로벌 문화도시로 도약하겠다는 것이다.
또 공예산업거점도시로 육성하고 한지, 한복, 한지의 원형을 되살리고 현대적 가치를 접목하는 등 대한민국 문화유산의 가치를 높이겠다는 각오다.
김승수 전주시장은 “대한민국 내에서는 사람들이 살기 편한 좋은 도시들, 신도시들은 많다” 면서 “하지만 인권 존중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삼고, 시민의 정신을 소중하게 정립·공유하면서,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기반으로 문화가 재창조될 수 있는 전주는 좋은 도시를 넘어 위대한 도시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성환 기자 ilyo66@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