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거 하루 전 전격적으로 후보를 사퇴한 장세동 씨. 정치권은 그가 보수 결집을 위해 사퇴한 것 으로 분석한다 | ||
이른바 ‘정몽준 몽니’라 불리는 후자의 파급력이 워낙 크다보니, 장세동 사퇴 파문은 그리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장세동 후보의 사퇴는 나름대로 ‘구국의 결단(?)’이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장 후보는 선거 막바지 대선 결과가 노무현 후보와 이회창 후보간 박빙승부로 흘러가자 나름대로 장고에 들어갔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군소후보 TV토론 이후부터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고 한다. 호남 출신으로 TK 등 영남권에서 1~2%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던 장 후보는 ‘보수층’ 지지 결집을 위해 사퇴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대선기간 동안 장세동 후보 대변인을 역임한 권기진씨는 “정통 보수층의 지지를 받고 있던 장 후보가 선거 직전 사퇴할 때에는 나름대로 판단이 있었지 않았겠느냐”며 ‘보수층 결집’을 위한 사퇴에 무게를 실었다.
그러나 권 전 대변인은 “한나라당과 사전 협의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며 “그런 시각(한나라당과 교감하에 사퇴가 이뤄진 것 아니냐)은 장세동 후보를 모독하는 얘기”라며 일축했다. 어찌됐건 장세동 후보는 대선 막바지 후보 사퇴라는 극약처방을 통해 ‘보수층 결집’을 시도했으나, 그가 바라던 일은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정통 보수주의자’ 장세동 후보가 몸을 던져 역사의 수레바퀴를 돌리려 시도했지만, 결국 실패로 귀결된 셈이다.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며 한때 권세를 떨치던 장세동 후보의 실패는 21세기 대한민국 역사의 도도한 흐름이 보수보다는 진보와 개혁에 더 많은 무게중심이 실려 있음을 웅변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