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 교수는 3일 밤 자신의 트위터에 140글자로 제한된 트윗을 스무 번 가까이 날리며 국민의당 창당에 대해 장문의 글을 올렸다.
사진출처=진중권 트위터 캡처
그는 “이상적인 것은 국민의당이 중도층을 중심으로 영남지역과 새누리 지지층의 일부를 끌어오고, 더민주가 전통적인 야권의 지지층을 결속하여 두 당이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이었다. 이 경우 두 당의 합이 기존의 합을 넘어서는 포지티브 섬 게임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국민의당은 아쉽게도 호남지역을 놓고 더민주와 경쟁하는 제로섬 게임을 벌이기로 했고, 수도권에서는 ‘네거티브 섬’ 게임을 마다하지 않겠다는 생각”이라며 “총선에서 새누리가 아니라 더민주를 이기기 위한 게임”이라고 덧붙였다.
진 교수는 “때문에 (국민의당이) ”총선에서 승리하겠다“는 말은 거짓말이고 그게 참말이라면 새누리가 아니라 더민주를 이기겠다는 뜻으로 이해하면 된다”며 “이 모든 전술은 제1야당의 대권후보가 되겠다는 전략적 목표를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물론 경우에 따라서는 네거티브 섬 게임을 할 수도 있다. 문제는 그 정도의 손실을 감수할 가치가 있을 정도로 안철수가 문재인보다 낫고, 국민의당이 더민주보다 낫느냐”며 “불행히도 현실을 그렇지 않다. 그렇다면 피차 제 살 깎아먹는 그 게임을 도대체 왜 해야 하느냐”고 질문을 던졌다.
이어 “총선에 폭망하는 것을 감수하고서라도 야권을 재편해야 한다는 한상진 교수의 야권 종말론은 진공상태에서 그냥 나온 말이 아니다. 안 캠프의 인사들이 흘린 말들을 주워 종합하면, 처음부터 이게 안 캠프의 전략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고 말했다.
그는 “안철수에게는 애초부터 플랜 A와 B가 있었던 것 같다. 플랜 A는 문 대표 사퇴시키고 더민주를 무혈 접수하는 것이고, 플랜B는 그게 안 될 경우 탈당해 지금의 국민의당을 만들어 야권종말론을 실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 교수는 국민의당에 대해 “안철수는 대권에 관심이 있고, 김한길은 당권에 관심이 있고, 천정배와는 호남맹주가 되는 데에 관심이 있다”며 “이 모든 교차하는 욕망들이 반문연대의 깃발 아래 하나로 어우러져 탄생한 옥동자”라며 “‘새정치’는 녹취록 사건으로 날아가고, ‘혁신’은 신학용 입당으로 날아가고 ‘이념’은 더민주와 차이가 없다”고 규정했다.
이어 “그러다보니 더민주와 차별화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국회에서 사사건건 새누리당의 손을 들어주는 것밖에 없다”며 “그러잖아도 거대여당 때문에 죽을 판인데, 졸지에 여당이 하나 더 생겨버린 것이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국민의당을 향해 ‘여당할 건지, 야당할 건지 결정하라’고 요구한 것은 그 때문이다”고 말했다.
글 말미에 그는 “정치라는 게 건전한 견제세력을 요한다”며 자신의 글이 이런 주관적 신념을 담았다고 설명하고 “내기술에 반대하는 분들에게 이보다 더 나은 설명을 제시해 달라고 요구한다”고 글을 맺었다.
김수현 기자 penpop@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