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탕·텐프로·오피스텔…신종 유흥문화 발원지
특히 지난 1972년 4월 서울의 핵심 상업 지구였던 4대문 안 주요 지역을 ‘특정시설제한구역’으로 지정해 상업시설의 신규 설치를 금지하는 특단 조치를 취했다. 구체적으로 종로ㆍ중구의 전역과 용산ㆍ마포ㆍ성북ㆍ성동구 일부 구역에 백화점, 도매시장, 공장 등의 신규 설치를 불허했다. 또 종로구와 중구의 소공동, 서울역, 을지로 광화문 등 지역을 재개발지구로 지정해 건축의 신축ㆍ개축ㆍ증축을 금지했다.
이로 인해 종로ㆍ중구 일대는 백화점, 도매시장, 유흥업소는 물론 일반 음식점도 허가를 받기 힘들었다. 결국 중구 다동ㆍ무교동에 산재해 있던 유흥주점들과 강북 최대 성매매 집결지였던 종로3가, 봉익동, 인사동 등을 중심으로 퍼져 있던 성매매 업소들은 이주 정책으로 인해 규제도 없고 각종 세금 감면 혜택까지 있는 강남으로 옮겨가기 시작했다.
강북 전역에 퍼져있던 유흥업소들이 한 곳에 모여들기 시작하면서, 강남에서는 전에 없던 새로운 유흥 문화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이주가 시작된 이후 성매매가 가능한 터키탕이 탄생한 것을 비롯해, 지난 1997년엔 ‘텐프로’라 불리는 고급 룸살롱이 나타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지난 1997년 초 “미모와 교양을 갖춘 여성 종업원들이 ‘2차’ 없이 대화와 술시중 서비스만 제공한다”고 광고한 강남의 한 업소를 최초의 텐프로 룸살롱으로 꼽는다.
이후 지난 2000년엔 접대부의 서비스 금액 중 10%를 중간 관리자인 부장·상무 등에게 건네는 ‘텐프로 시스템’이 정착된 업소가 문을 열었다. 당시 ‘텐프로’ 업소들은 테헤란로 일대를 일으켜 세웠던 ‘벤처 붐’을 타고 최전성기를 누렸다.
지난 2007년에는 오피스텔 성매매가 국내 최초로 강남에서 첫 선을 보이기도 했다. 당시 강남에서는 안마시술소 성매매가 호황을 누리던 때였다. 이 때문에 당시 안마시술소에서 근무하기 위해서는 안마 업주들에게 ‘보증금’ 명목으로 일정 금액의 돈을 내야만 일을 할 수 있었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그 금액은 최대 1억~2억 원까지 치솟았다고 한다. 결국 높은 보증금을 구할 수 없던 업계 종사자들은 대신 비교적 값이 싼 오피스텔을 임차해 안마시술소 성매매와 비슷한 형태로 영업을 시작했다.
최근에도 오피스텔 성매매 업소는 하루에도 몇 개씩 개·폐업이 지속되고 있다. 월세로 싸게 영업장을 차릴 수 있다는 점, 최근 공개된 ‘강남 성매매 리스트’와 같이 고객 장부만 확보하면 광고비 외에 별다른 지출이 없다는 점, 단속이 비교적 어려운 점, 그리고 진입장벽도 낮은 편이라 업계 종사자들의 각광을 받고 있다.
문상현 기자 m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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