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들에게 이사과정 알려 대화합의 계기로 삼아야”
“경북의 역사인식 갖고 긴장해서 가자” 직원들에게 주문
[일요신문] 경북도는 15일 김관용 도지사 주재로 실‧국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간부회의를 가졌다.
산격청사에서의 마지막 간부회의이다.
이날 회의는 한창 진행 중인 이사 상황을 고려, 노트와 메모지가 없는 티타임 형식을 취했다. 하지만 분위기는 자연스럽게 대구시대를 마감하는 소회와 신도청시대를 여는 기대감을 밝히는 자리가 된 것.
회의에서 김 지사는 먼저 학창 시절 포정동 청사에 대한 기억으로 말문을 열었다.
김 지사는 “산격동 반세기, 포정동 시대 70년, 경상도로 보면 700년이라는 엄청난 세월을 안고 이전을 하는 것”이라며 그야말로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이었다.
김 지사는 “도청이 산격동으로 온 1966년에 국민소득이 131 달러에 불과했다. 그런 우리가 지금 3만 달러 시대를 바라보고 있다”라며, “그 과정에 우리 경북이 포스코, 구미전자공단, 새마을운동, 산림녹화로 근대화의 산실 역할을 다했다”고 회고했다.
이어 “75년에 경북 인구가 486만이었다. 400만이던 경기도보다 컸다. ‘막강 경북’이라는 말이 그때 나왔다”고 말하며, 경북을 함께 지켜준 대구시민들에게 감사하다는 말로 고마운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또한 김 지사는 “정신적인 부문은 정말 굉장하다. 신라 화랑정신, 조선 선비정신은 말할 것도 없고 일제강점기, 해방과 분단, 전쟁과 가난 극복 과정에서 경북은 구국과 호국의 전선이 구축됐던 현장이었다”고 말하며, “신청사를 기와지붕으로 한 것도 바로 그러한 정신적인 부분을 염두에 뒀기 때문“이라고 했다.
도청 이전 결정과정의 어려움도 밝혔는데, ”주변에서 모두가 하지 마라 말렸고 정치적 부담도 컸다. 그렇지만 도청은 도민의 품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일관된 생각으로 밀어붙였다“고 술회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결정은 했지만 정작 내가 들어가게 될 줄은 몰랐다”며 추진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음을 피력했다.
김 지사는 도민들에 대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그는 “시군에도 이사 과정을 상세히 알리고 도민들께도 이사와 관련한 내용이 잘 전달되도록 조치해 도청이전을 대화합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지시했다.
직원들에 대한 당부도 빠뜨리지 않았다. 김 지사는 직원들을 고생시켜서 미안하다며 “세인의 관심이 집중돼 있는 만큼 한 달 동안 바짝 긴장해서 집중하라”고 말했다. 아울러 “도청을 우리 시대에 옮기고 동참했다는 것을 보람으로 생각하고 과거의 역사, 미래의 희망을 걸고 연착륙해 다시 경북이 개화할 수 있도록 긴장해서 하라”며 역사인식을 갖고 갈 것을 주문했다.
한편, 경북도는 지난 12일부터 안동‧예천의 새청사로 이사를 시작해 20일까지 진행 중에 있다. 업무공백 최소화를 위해 휴일도 반납한 채 이사를 하고 있다.
오는 18일에는 ‘그동안 대구시민 여러분 덕분에 잘 있었습니다. 대구경북은 한 뿌리입니다’는 의미를 담은 ‘산격청사 환송행사’를 산격동 도청사 앞마당에서 갖고, 19일에는 신청사에서 환영식 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최창현 기자 ilyodg@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