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청 전경
[일요신문] 전북 금융타운 조성 사업이 용지 매입의 첫발을 떼며 본격화 된다.
22일 전북도에 따르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전북혁신도시에 ‘금융타운’ 조성을 위한 터 매입 계약을 한다.
서울과 부산에 이어 전북금융타운을 국내 ‘제3의 금융허브’로 육성하기 위한 첫걸음이다.
현재 인근에는 기금운용본부 건물이 신축 중이며 오는 10월께 준공될 예정이다.
금융타운 예정 용지는 전주시 만성동 전북혁신도시 국민연금공단 바로 옆 3만6453m²(약 1만1천27평)다.
전북도는 기금 500조원을 관리하는 기금운용본부가 전북혁신도시로 이전하면 관련 금융사 수요가 클 것으로 보고 이 용지를 금융타운으로 조성하기 위해 매입한 것이다
전북도는 이를 위해 다음달 중 금융타운 활용 방안에 대한 용역을 의뢰하기로 했다.
국민연금은 500조 원 규모로 세계 4대 연기금의 하나다. 1단계로 2018년까지 금융 산업 기반을 조성하고 2단계로 2023년까지 금융타운 조성을 마무리한다는 게 로드맵이다.
이 용지는 애초 토지공사가 본사 이전을 위해 확보한 땅(13만2278m²)의 일부다.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가 한국토지주택공사로 통합돼 경남 진주로 이전하는 바람에 해당 용지는 한동안 공터로 남아 있었다.
그러나, 국민연금공단(3만3839m²)과 기금운용본부(1만8699m²)에 매각됐다. 전북도가 매입하는 땅은 기금운용본부와 인접한 잔여 용지로 매입 대금은 조성 원가인 157억 원이다.
국민연금공단은 지난해 5월 전북혁신도시로 이전을 마쳤고 연금공단 바로 옆에 기금운용본부가 올 10월 준공을 목표로 공사 중이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국민연금의 전문적 운용과 관리를 위해 1999년 설치됐다. 전북도는 기금운용본부가 연말까지 전북혁신도시로 이전하면 관련 기업 및 기관들의 수요가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조성 원가에 매입하는 만큼 저렴한 가격에 토지를 제공함으로써 관련 기관과 기업들의 원활한 이전을 도와 금융타운의 조기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
전북도는 이 땅을 매입하기 위해 지방재정투융자 심사와 도의회 공유재산관리계획 승인을 거쳤다.
전북도는 계약과 함께 소유권을 이전하는 등 금융타운 조성 절차를 빨리 진행할 계획이다.
금융타운 유치 대상 업종은 국민연금과 관련 있는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금융 자문기관 등이다.
장기적으로 금융감독원과 주택금융공사, 예탁결제원,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등 금융 공공기관 전주지점 등을 이곳에 유치한다는 복안이다.
조성연 전북도 금융투자지원팀장은 “40∼60개의 금융 관련 기관을 지점이나 센터 형태로 전북금융타운에 유치할 계획”이라며 “국내외 금융기관 임직원의 전주 방문에 따른 호텔과 컨벤션산업 활성화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북도의 금융타운 조성사업이 넘어야 할 산은 많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이전하면 전북의 금융산업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하지 않다.
전북의 금융 인프라나 환경이 매우 열악하기 때문이다. 기금운용본부에 필요한 금융투자회사나 자산운용사가 없는 실정이다.
기금운용본부 독립과 공사화 움직임도 걸림돌이다.
전북도와 도의회 등은 기금운용본부가 국민연금공단 산하 기관 형태의 공공기관이 아닌 공사로 전환되면 ‘공공기관 지방 이전에 따른 혁신도시 건설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서 제외될 수 있고 전북에는 ‘빈껍데기’만 오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유희숙 전북도 경제산업국장은 “500조 원의 기금을 관리하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전북에 오면 국민연금이 대주주인 대기업 임직원이 전주를 찾게 되고 이들에게 새만금을 홍보하고 전북 투자를 유치하는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성환 기자 ilyo66@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