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신계륜, 임채정, 이재정 | ||
이런 와중에 노 당선자 주변에 인의 장막이 쳐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노 당선자 주변 핵심측근들 중 고려대 출신 인사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 각 분야에서 끈끈한 결속력을 발휘하는 고대 출신 인사들은 정치권에서도 그들만의 특유한 결집력을 보인 사례가 많았기에 나오는 조심스런 우려인 셈이다.
우선 국민통합21 정몽준 대표와의 단일화협상부터 언론의 주목받기 시작한 신계륜 비서실장은 고대 행정학과 74학번이다. 신 의원은 고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지난 80년 김대중 내란음모사건 관련으로 투옥된 바 있으며 지난 98년 고건 시장 밑에서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냈고 민주당 조직위원장을 역임한 재선의원. 국민경선 이후부터 민주당 대통령 후보 비서실장을 맡아왔다.
안희정 정무팀장은 고대 철학과 83학번이다. 지난 95년부터 꾸려진 노 당선자의 외곽조직 지방자치실무연구소 활동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노 당선자의 곁을 지키고 있다. 공보팀에선 남영진 언론담당특보가 눈에 띈다. 고대 행정학과 73학번인 남 특보는 〈한국일보〉 기자를 거쳐 한국기자협회장, 한국프레스센터 이사, 〈미디어오늘〉 사장을 역임한 언론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그밖에 신계륜 비서실장과 안희정 정무팀장과 더불어 노 당선자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3인방으로 분류되는 여택수 수행비서관 역시 고대 83학번이다. 노무현 대통령후보 교육특보를 맡아왔고 현재 당내 개혁파 신주류로 급부상한 이재정 의원도 고대 독문과 65학번이다.
얼마전 꾸려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도 고대 인맥이 적지 않다. 우선 노 당선자가 대통령직인수위원장으로 임명한 임채정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고대 법학과 출신의 3선 의원이다. 인수위 기획조정분과위 간사에 임명된 이병완 민주당 정책위부의장은 고대 신방과 출신으로 〈서울경제〉 정경부장과 〈한국일보〉 경제부장을 거쳤다. 인수위 대변인에 임명된 정순균 전 〈중앙일보〉 부국장은 고대 정외과 출신으로 노무현 대통령후보 공보특보를 맡았던 바 있다.
이에 대해 민주당 대통령 후보 비서실 권기식 부실장은 “노 당선자가 유세기간 내내 외친 구호 중 하나가 바로 ‘학벌주의 타파’였다”라 밝혔다. 어쩌다가 고대 출신들이 노 당선자 곁에 제법 남아있게 됐지만 우연일 뿐이며 학연과 노 당선자 인맥을 결부 짓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되는 일이라는 것.
권 부실장은 “신계륜 실장이나 다른 고대 출신 인사들을 보더라도 학벌 관련 운운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라며 “노 당선자 정체성을 보더라도 그 주변에 학벌 관련 인맥이 형성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