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일요신문] 정성환 기자 = 2野의 텃밭인 광주가 때아닌 ‘DJ(김대중 전 대통령) 적통’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야권의 심장부인 광주에서 주도권 싸움을 벌이고 있는 더민주와 국민의당이 김대중의 정신을 잇는 ‘호남의 적통’이라며 상대를 비방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민주 김홍걸 국민통합위원장과 국민의당 천정배 공동대표는 29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적통을 서로 자처하며 설전을 벌였다.
이에 대해 많은 지역민들은 의아하다 못해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야권의 텃밭에서 이미 오래전 영면에 든 상징적 인물까지 꺼내 싸우는 지금의 야당의 행태가 못마땅한 것이다.
이에 정의당은 “DJ 적통은 광주시민”이라면서 적통 논쟁을 중단하라고 촉구하고 있는 모양새다.
먼저 도발(?)한 것은 김홍걸 더민주 국민통합위원장이다.
그는 29일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 4·13국회의원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해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신을 잇는 ‘호남의 적통’임을 강조하며 “국민의당은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아버지(김대중 전 대통령)를 내세우고 있다”며 적통논란에 불을 지폈다.
그는 “아버지께서 돌아가시기 전 노무현 대통령과 자신을 모셨던 분을 모아놓고 ‘과거의 서운했던 감정은 잊고 단합해서 정권교체를 이루라’고 당부하고 떠나셨다”며 “그분은 평생 호남의 고립을 막기위해 노력했고 다른 정파와도 손을 잡았으며 결국 정권교체를 이뤘다”고 말했다.
이에 질세라 국민의당은 김 위원장의 발언이 채 끝나기도 전에 맞불을 놨다.
같은 시각 국민의당 천정배 공동대표도 국민의당 광주시당 4ㆍ13국회의원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해 “국민의당에는 김대중 대통령과 함께했던 주요 정치인이 모여 있고 야당의 정통성과 정체성을 지키고 있다”며 “이런 역량을 바탕으로 반드시 야권재편을 이루고 내년 호남 주도의 정권교체 이뤄내겠다”며 맞받아쳤다.
천 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은 호남을 정치적 하청기지로 이용하고 있다”면서 “더민주는 정권교체뿐 아니라 호남의 정당한 이익을 지켜줄 호남 정치의 복원도 이룰 수 없는 정당”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정의당 광주시당은 이날 논평을 통해 “민주주의와 통일을 위해 일생을 바치신 DJ의 진정한 적통은 광주시민이다”면서 “야권분열로 새누리당 압승이 예상되는데 한가한 적통 논쟁을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를 두고 지역정가에서는 어이없다는 표정이 역력하다.
특히 DJ의 아들인 김홍걸 위원장이 ‘혈연’을 내세우며 광주전남을 누비며 ‘DJ 적통론’에 불을 지피는 행태와 김 위원장을 영입한 더민주에 대해 비판 여론이 커지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4일, 조상기 더민주 목포 후보 선거사무소를 전격 방문한 자리에서 “야권분열을 획책하는 세력은 김대중 정신을 계승하는 세력이 아니다”며 우회적으로 ‘DJ 적통론’을 거론했다.
한 지역정가 관계자는 “저럴려고 더민주가 김홍걸을 불렀냐?”면서 “선거라면 이제 영면에 드신분 까지 꺼내 홍보하는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더민주의 정치형태를 비난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은 이 지역의 상징이자 위대한 리더였지만, 호불호도 있는 정치인이었다”면서 “마치 이들이 DJ의 적자임을 주장하면 선거판세가 유리해 질 것으로 생각하는 모양인데 이는 광주시민을 무시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정가의 또 다른 관계자도 “지금이 어떤 시대인데, DJ를 꺼내들고 싸움을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다른 사람도 아니고 김홍걸 위원장이 저러는 것은 어쩐지 애처럽다”면서 “결국 표만 갉아 먹는 자충수가 될 것”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볼멘소리는 더민주 광주시당 내부에서도 나오고 있다.
더민주 후보 캠프의 한 인사는 “최근 김종인 대표의 비례대표 논란과 광주방문으로 지역 민심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또다시 DJ 적통 논란으로 역풍을 맞게 됐다”며 “중앙당이 도와주질 못할망정 먹히지도 않을 구시대적 프레임을 들고 나온 이유를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ilyo66@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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