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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6월 초에는 열린우리당 초선의원 4명과 비밀회동을 갖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안 씨는 정치 현안을 주제로 한 토론 모임을 제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본격적인 정치활동 재개를 위한 정지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오는 8·15 광복절을 전후해서 안 씨가 사면복권된 후 당이나 청와대 요직에 중용될 것이란 관측도 나돌고 있다. 이광재 열린우리당 의원과 함께 ‘좌희정-우광재’로 불릴 정도로 노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안 씨가 참여정부 후반기에 접어들면서 ‘부활 플랜’을 물밑 가동하고 있는 분위기다.
불법대선자금 사건으로 1년여간 옥살이를 한 안 씨는 2004년 12월 만기 출소한 뒤 외부 활동을 극도로 자제하며 칩거 생활을 해왔다.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에서 6개월쯤 연구원 생활을 한 게 대외활동의 전부다.
하지만 안 씨는 출소한 후 사면복권 문제나 정치활동 재개 여부 등과 관련해 정가 안팎의 비상한 관심을 받아왔다. 광복 60주년이었던 지난해 8·15 대사면을 비롯해 지난 3·1절과 석가탄신일을 앞두고 사면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정치권 논쟁의 중심에 그가 있었던 것.
특히 지난 2월 참여정부 출범 3주년과 맞물린 정치권의 ‘3·1절 사면’ 논쟁 과정에서는 ‘안희정 지방선거 출마설’이 나돌 정도로 그의 사면복권 가능성에 무게감이 실리기도 했다. 하지만 청와대가 야권의 견제 및 비난 여론을 우려해 사면 단행을 포기함으로써 안 씨는 또다시 정치재개 희망을 접어야 했다.
당시 여권의 한 실세 의원은 기자에게 “노 대통령의 최측근이라는 사실이 오히려 안희정 씨 사면에 족쇄로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대통령과 안 씨의 정치적 인연을 감안하면 집권 후반기에는 뭔가 역할을 하지 않겠느냐”며 안 씨의 사면복권 및 정치 재개 가능성을 시사했다.
정치권 관계자들도 안 씨의 사면 및 정치활동 재개는 시간과 명분의 문제일 뿐 곧 현실화될 것이란 관측에 무게를 두고 있다. 특히 지방선거 참패이후 총체적 위기상황에 직면한 여권 내부 갈등을 수습하면서 후반기 국정을 이끌어가야 하는 노 대통령 입장에서는 안 씨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또 노 대통령은 안 씨에게 적잖은 ‘정치적 부채’를 안고 있는 게 사실이다. 잘 알려진 대로 안 씨는 노 대통령의 측근 중에 측근으로 참여정부를 출범시키는 데 기여한 일등공신이다. 하지만 안 씨는 현 정부 출범 이후 지금까지 옥살이만 했을 뿐 권력의 ‘단맛’을 한 번도 향유하지 못했다.
잦은 ‘코드’ 인사 논란에도 불구하고 노 대통령이 유일하게 측근에 대한 인사권을 행사하지 못한 사람이 바로 안희정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다. 노 대통령은 안 씨에 대해 늘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동시에 변함없는 신뢰를 보내고 있다.
불법대선자금 사건에 연루된 안 씨가 구속되기 전인 지난 2003년 7월 노 대통령이 안 씨를 청와대로 불러 “나와 함께 일하고 나와 함께 끝을 내면 좋겠다”며 그를 위로한 사실은 두 사람의 관계를 단적으로 대변하고 있다.
또 지난 2월 25일 노 대통령이 참여정부 출범 3주년을 맞아 과거 핵심 참모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하는 자리에도 안 씨는 참석했다.
안 씨에 대한 노 대통령의 미안한 마음과 변함없는 믿음은 청와대 및 정부 주요 인사 과정에서 간접적으로 반영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일각에선 지난 5월 3일 단행된 청와대 수석급 인사에서 안 씨와 절친한 관계로 나라종금 사건 때 그의 변호인을 맡았던 전해철 민정비서관(44)이 민정수석으로 승진 임명된 것이 대표적인 사례로 거론된다. 여권 주변에서 안 씨를 빗대 ‘무관의 제왕’이라고 부르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노 대통령은 요즘도 가끔 안 씨를 청와대로 불러 정치 현안 및 후반기 국정운영 구상 등과 관련해 그의 견해를 듣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일각에서는 안 씨가 정치 전반에 대한 보고서를 정기적으로 작성해 노 대통령에게 제출한다는 얘기도 나돌고 있다.
이처럼 노 대통령과 안 씨의 정치적 인연과 각별한 관계를 감안하면 안 씨가 조만간 정치활동을 본격화할 것이란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여권 주변에선 오는 8·15 광복절때 안 씨가 사면복권될 것이란 때 이른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출소 후 몇 차례 사면 논란에 휩싸였던 안 씨가 대통령 측근이란 족쇄로 인해 상대적인 역차별을 받은 만큼 이번에는 사면 대상에 포함될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특히 노 대통령의 집권 기간이 1년 6개월 정도밖에 남지 않았고 연말을 전후해 정치권의 이합집산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복잡한 정치상황을 감안하면 안 씨의 8·15 사면설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 안 씨의 사면은 향후 정계개편 및 차기 대권정국을 겨냥한 노 대통령의 복심과도 일정 부문 그 맥을 같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들어 안 씨는 열린우리당 초선의원들과 비밀 회동을 갖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취재 결과 지난 6월 초 안 씨가 열린우리당 이화영 백원우 김형주 민병두 의원 등과 시내 모 음식점에서 회동을 한 사실도 확인됐다.
안 씨는 이 자리에서 정치 전반에 대한 문제를 주제로 토론 모임을 갖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당시 자리에 참석한 의원들은 한목소리로 “사적인 자리였고 정치적 대화는 없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화영 의원은 6월 30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지방선거 패배에 따른 반성과 대책 등에 대해 사적인 견해를 주고 받았을 뿐 안희정 씨의 거취 문제나 정치 현안과 관련한 대화는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화영 백원우 김형주 의원은 친노직계 모임인 ‘의정연구센터’와 ‘참여정치실천연대’를 이끌고 있는 핵심 인사들이고 민병두 의원은 친 정동영계로 분류되고 있는 기획통이란 사실에 비춰볼 때 이들의 회동 배경에는 모종의 ‘정치적 함수 관계’가 맞물려 있을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그동안 두문불출했던 안 씨가 현역 의원들을 직접 접촉하고 있다는 것은 그가 사실상 정치활동을 재개했고 향후 정계개편 및 대선정국 과정에서 중요 역할을 맡게 될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여권 관계자들은 안 씨가 8·15 사면에 포함될 경우 9월쯤 청와대 정무특보 등 당·청 요직에 중용돼 당·청간 가교 역할을 담당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또 노 대통령과 안 씨의 특별한 관계를 감안하면 노 대통령의 후반기 국정 구상 및 정계개편 방향, 차기 대선구도와 관련해서도 막후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홍성철 기자 anderia10@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