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골절은 주로 엉덩방아를 찧거나 혹은 넘어질 때, 또는 허리를 심하게 부딪히거나 교통사고 등으로 큰 충격을 받는 경우 주로 발생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겨우 재채기에 어떻게 척추가 부러질 수 있을까? 원인은 바로 골다공증에서 찾을 수 있다.
골다공증은 뼈의 질적인 변화로 밀도가 감소하는 질환으로, 이러한 경우 뼈의 강도가 약해져 흔히 접할 수 있는 충격에도 쉽게 부러질 수 있는데, 척추의 골다공증성 압박골절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우리 몸에서 뼈의 성분이 빠져나가 뼈 속이 헐거워지는 골다공증은 심한 경우 척추 뼈의 껍질만이 앙상하게 남아있는 상태로 변한다.
척추 뼈는 평생 인체의 하중을 견뎌야 하는 기관으로 뼈가 약해지면 하중의 지속적인 부하로 인해 무너지거나 작은 충격에도 쉽게 주저앉아 버릴 수 있다. 여성의 경우 50세 전후로 폐경을 하면 몸속의 에스트로겐이 저하되면서 뼈의 소실이 증가하여 골다공증 발생의 위험이 높아진다. 특히 척추에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지며 이로 인해 척추의 골다공증성 압박골절 발생률이 높아진다.
3월~4월 황사나 꽃가루 등으로 인해 기침이나 재채기를 유발하는 시기에 골다공증 환자의 경우 갑작스런 등, 허리의 통증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척추압박골절을 진단받는 경우가 증가한다. 기침이나 재채기를 하기 위해서는 배와 갈비뼈 사이의 근육들이 순간적으로 수축하는데, 이때 높아진 복압이 등 쪽의 척추와 디스크에 압력을 가한다. 이 때문에 골다공증이 심한 환자의 경우 직접 부딪히는 충격이 아니더라도 심한 기침이나 재채기만으로도 척추 골절이 유발될 수 있다.
구포성심병원 신경외과 이현우 과장의 시술 장면.
척추골절이 발생하게 되면 가장 큰 문제는 극심한 통증이다. 이러한 통증은 몸을 좌우로 돌아누우려 하거나, 일어나려 할 때 심하기 때문에 통증의 조절을 위해서는 1~2주 가량의 시간을 누워서 지내야 한다. 이 경우 운동 및 뼈에 부하되는 무게의 부족으로 뼈가 더욱 약해질 뿐만 아니라 뇌졸중, 심장마비, 폐렴, 욕창 등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 할 수 있다.
또한 척추골절을 신속하게 치료하지 않으면 척추가 서서히 앞으로 굽어지면서 거동이 힘들게 된다. 따라서 허리에 심한 통증이 있거나 이상하다 생각되는 기타 증세가 나타나면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를 하여, 정확한 진단과 치료계획을 세워야 한다.
과거에는 골절 된 뼈가 굳을 때까지 수개월 동안 보조기를 착용하며 불편하게 지내왔지만, 최근에는 골 시멘트 시술이 널리 시행되고 있다. 이는 시술 직후부터 통증이 완화되어 일상생활이 가능하기 때문에 매우 효과적인 치료법이다. 골 시멘트 시술은 부분마취 하에서 골절 된 척추 뼈 안에 두께 2~3mm의 바늘을 삽입한 다음 의료용 골 시멘트를 주입하는 시술법으로, 시술시간이 20여분에 불과하고 피부를 절개하지 않기 때문에 수술흉터도 남지 않는 장점이 있다.
골다공증은 노인이나 폐경기 중년여성들이 가장 주의해야 할 질환이지만 최근에는 과도한 다이어트와 인스턴트식품 섭취로 인한 영양 불균형, 검증되지 않은 건강식품의 섭취, 음주, 흡연, 조기 폐경 등 다양한 원인들로 안전하다고 여겨졌던 남성과 젊은 여성들까지도 골다공증의 위협을 받고 있다. 무리한 다이어트를 시행하는 경우 골고루 영양소를 섭취하지 않고 한 가지 식품만을 먹거나 군것질로 대신하는 경우가 많은데, 영양소의 불균형으로 칼슘 흡수와 뼈의 재형성 과정이 방해 되면서 골 밀도가 낮아진다.
이처럼 감소된 골 밀도는 다시 회복하기 어렵기 때문에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다. 골고루 영양소를 섭취하고 적절한 체중 부하 운동 및 근력 강화운동으로 골 밀도를 높일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커피, 흡연, 음주, 탄산음료 등은 피하도록 해야 한다. 또한 정기적인 골 밀도 검사를 통해 뼈 건강에 항상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구포성심병원 신경외과 이현우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