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정운천, 제2 이정현 만들어 전북에도 예산폭탄을”
“전북 예산증가율 전국 꼴찌…野 또 뽑으면 배알도 없어” 논란
새누리당 정운천 후보 선거사무소 제공
[전주=일요신문] 정성환 기자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4·13 총선을 일주일 앞둔 6일 ‘여당 불모지’인 전북을 찾아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그러나 김무성 대표는 전북낙후와 소외의 원인과 책임을 사실상 야당을 찍은 전북 유권자에게 돌려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전북은 지난 1996년 15대 총선 때 군산에서 당시 신한국당 강현욱 후보가 당선된 이후 지금까지 한 번도 새누리당 및 새누리당 전신인 보수정당에서 국회의원을 당선시킨 적이 없다.
공식 선거운동 개시 이후 처음 호남을 찾은 김 대표는 당 안팎에서 ‘이번엔 해볼 만 하다’는 분석이 나오는 전주을 정운천 후보 지원에 화력을 집중했다.
정운천 후보는 지난 19대 총선에서 전주완산을에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해 35.79% 득표율을 얻으며 선전했다.
새누리당에서는 이번 총선에 전주을에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후보가 모두 출사표를 던져 야권표가 분산됨에 따라 ‘제2의 이정현 출현’에 기대를 걸고 있다.
김 대표는 전날(5일) 전주 삼천동에서 전주에 출마하는 새누리당 후보들과 막걸리를 곁들인 간담회를 가진 데 이어 이날 아침식사를 함께 하며 후보들을 격려했다.
김 대표는 다음날인 6일 오전 8시 20분께 정운천 의원 지역구에 있는 전주 롯데백화점 앞 사거리에서 전북지역 출마자 통합유세를 가진 데 이어 인근 지역에서 정운천 후보만을 위해 다시 한 번 마이크를 잡았다.
이날 유세에서 “정운천은 최고위원감이다, 당선되면 꽃가마를 태우겠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김 대표는 “이정현 의원이 순천을 바꾸고 전남을 바꿨다”며 “전북은 부럽지 않느냐며 새누리당 정운천 후보를 선택해 달라”고 말했다.
그는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되면 약속한 공약의 이행은 자신이 보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배지도 없는 사람이 수시로 내 방에 찾아와 ‘새만금 개발청’을 신설해달라, ‘기금운용본부’를 유치해 달라고 끈질기게 요구했다”면서 “야당 국회의원 중 단 한 명도 이 일들로 내 방을 찾아온 일이 없었는데, 정운천만이 송하진 전북도지사와 함께 찾아와서 결국에는 이 일을 다 해냈다”고 당시 일을 설명했다.
김 대표는 “지난 19대 총선에서 여당 후보로서는 이례적인 무려 36%의 득표율을 보이며 경쟁력을 입증한 기적의 주인공”이라며 “전주발전 외에는 아무것도 눈에 보이지 않는, 전북사랑만 외치는 성춘향보다 더 순정남”이라고 정 후보를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전북에서 새누리당 후보 1명이 당선되는 것은 다른 지역에서 5명, 10명이 당선되는 것 이상의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야당 일색이 아니라 힘있는 국회의원이 나와야 전북이 바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대표는 동시에 선거 중반 전북을 방문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전북낙후의 책임을 야당에 돌렸다.
김 대표는 전주갑 후보 지원 유세에서 전북은 전국 최하위 수준의 경제며 매년 1만 명이 넘는 젊은이들이 전북을 떠나고 있다며 ‘전북 낙후’를 강조했다.
김 대표는 이어 전북낙후는 지난 30년 동안 더 민주가 독점한 결과며 야당 국회의원이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 “전북 국회의원을 몽땅 더민주로 채워놓고 배신감 느끼지 않느냐”고 되물으며 “이래 놓고도 이번 총선에서 야당 의원을 뽑겠느냐, 여러분은 배알도 없느냐. 정신 차려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는 이러한 차별과 소외의 원인과 책임을 결과적으로 야당을 찍은 전북 유권자에게 돌린 셈이다.
또 여당에 표를 주지 않으면 차별도 정당하다는 말로도 해석될 수 있어 여당 대표가 지역 차별을 정당화하고 있다는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6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전북 유세 과정에서 “여러분들은 배알도 없느냐”는 발언을 한 것과 관련, “전북 도민에 대한 모욕”이라고 비판했다.
더민주 김성수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전북을 얼마나 무시하면 이런 막말을 할 수 있는지 기가 막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전북출신 국민의당 비례대표 후보인 박주현 최고위원은 6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영남에 가서 똑같은 말을 하기 바란다”고 날을 세웠다.
박 최고위원은 이날 전북도의회에서 열린 전북 출신 국민의당 비례대표 기자회견에서 김무성 대표가 전주 유세 현장에서 야당을 겨냥해 지역감정 타파를 주장한 데 대해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그는 “지역이라는 말은 굉장히 아름다운 것이고, 소수 세력이 뭉치는 것은 생존을 위한 것”이라며 김 대표가 말하는 지역감정 타파는 영남을 기반으로 한 여당에게 필요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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