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씨는 분신을 시도한 이후 종합병원으로 옮겨졌고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는 상태다. 지난 4월 14일 기자가 병원을 찾아가보니 박 씨는 의식이 없어 어떤 이야기도 들을 수 없는 상태였다. 대신 박 씨가 있는 중환자실에 면회를 온 박 씨의 형인 박 아무개 씨(62)를 만날 수 있었다. 박 씨의 형은 “지난 일주일 동안 의식이 없는데 깨어나면 통증이 너무 심해서 일부러 재운다고 들었다. 동생의 얼굴과 팔뚝 상부는 3도 화상이었고 나머지 부위는 2도 화상을 진단받았다. 지난주에 얼굴과 팔뚝 윗부분의 살을 걷어내는 수술을 했고 기도 검사를 했다”며 “당시 출동한 경찰이 동생 몸에 붙은 불을 소화기로 꺼서 몸이 하얗게 변한 상태였다”며 박 씨의 상태를 설명했다. 3도 화상은 피부 전층이 손상된 상태로 피부색이 흰색 또는 검은색으로 변하며, 피부 신경이 손상돼 통증이 느껴지지 않는 정도의 중증 화상을 뜻한다.
박 씨의 형에 따르면 3년 전부터 택시기사 일을 시작한 박 씨는 그동안 교통사고를 내본 적이 없을 정도로 안전운전을 실천했다고 한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박 씨는 접촉사고 등의 사고를 여러 번 냈고 결국에는 택시기사 일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박 씨는 일을 그만둔 뒤 시력에 이상을 느껴 성남 소재의 한 안과를 찾았고 백내장 진단을 받았다.
박 씨의 형에 따르면 박 씨는 양 쪽 눈 모두 백내장으로 진단을 받아 지난해 10월 해당 안과에서 수일의 간격을 두고 양 쪽 눈 모두 백내장 수술을 받았다. 문제는 나머지 한 쪽 눈의 수술 이후 시작됐다. 박 씨의 형은 “동생은 평소 수술 진행상황에 대해 내게 다 말을 했었는데 처음 수술했을 때와 달리 두 번째 눈을 수술에선 마취할 때부터 뭔가 이상하다고 느꼈다고 했다”며 “수술 이후에 통증이 있었고 초점이 안 맞아 겹쳐서 보여 자주 넘어진다고 호소했다”고 말했다. 박 씨는 다시 수술을 받은 안과에 찾아가 수술 부작용에 대한 보상을 요구했고 합의가 되지 않자 지난 3월부터 1인 시위를 하기 시작했다.
박 씨가 분신을 시도했던 병원 앞. 당시 한 목격자가 촬영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사진.
해당 병원의 원장인 신 아무개 씨는 “수술 이후 백내장 증상은 없어졌다. 환자가 복시 현상이 있다고 주장해 병원에서는 더 해줄 것이 없다고 생각해 상급병원의 진단을 권유했고 소견서를 써줬다”며 “1인 시위를 하길래 합의를 하려고 했으나 너무 큰 비용을 요구하길래 합의할 수가 없었다. 1인 시위 내용도 사실을 왜곡해 병원이 오히려 피해자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박 씨의 형에 따르면 박 씨와 병원 측은 합의금에 따른 입장도 일치하지 않았다. 병원 측에서는 박 씨가 처음부터 5000만 원을 요구해 500만 원까지 지원해주겠다고 했지만 분신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박 씨의 형은 “동생이 시위를 하던 도중 병원이 두 차례에 걸쳐 100만 원, 200만 원을 주겠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박 씨의 형은 “동생이 상급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았고 부작용이 확실하다고 진단을 받았다. 수술 부작용의 가능성이 있어 추후 뇌질환에 유의해야 한다는 진단을 받아 변호사 상담도 진행하던 중이었다. 어서 동생이 깨어나야 억울한 사정을 들을 수 있을 것”이라며 “동생이 시위를 하던 기간에 같은 병원에서 백내장 수술을 한 이후 부작용을 호소하는 환자들을 여럿 봤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4월 8일 오전 박 씨는 시너 두 통과 라이터 두 개를 챙겨 병원에 찾아가 분신을 시도하게 된다. 경찰은 “박 씨의 상태가 호전되면 자세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라면서 “병원 안에 시너를 뿌리고 불을 지를 것처럼 위협했기 때문에 박 씨에게 현주건조물방화 예비죄가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박 씨가 입은 화상은 생명에는 지장이 없지만 회복하기까지 수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최영지 기자 yjchoi@ilyo.co.kr
| 안과수술 피해사례는? 백내장 부작용 많다 지난 2011년부터 2015년까지 4년간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안과 관련피해는 총 100건으로 지속적으로 접수되고 있었다. 박 씨처럼 한국소비자원에 피해구제를 신청하지 않은 경우를 생각하면 실제 피해는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소비자원이 집계한 피해 유형 중에서 부작용이 전체의 92.6%로 가장 많았고 나머지는 효과미흡(4.9%), 기타(2.5%)였다. 부작용은 시력상실(40%), 염증(20%), 안구건조(9.3%)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부작용을 주장한 질환 중에서 백내장이 전체 중 45.7%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부작용 중에서도 망막병증이나 시력상실을 겪은 환자들의 일부는 당뇨를 앓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뇨 환자인 60대 여성인 한 아무개 씨는 백내장 수술을 받은 후 녹내장이 발생해 실명에 이르렀다. 당뇨임에도 불구하고 사전에 충분히 수술 관련 주의사항에 대해 듣지 못한 것이었다. 환자들은 안과 수술을 받기 전에 진료 과정에서 담당 의사에게 병력을 이야기하게 돼 있다. 한 안과의는 “당뇨 환자들의 경우 수술이 위험할 수 있어 사전에 말하고 있지만 혹시나 모를 경우에는 방법이 없다”며 “요즘은 건강검진을 다들 받는 추세이기 때문에 건강검진기록을 조회할 수도 있기는 하다”고 말했다. [최] |








